선수육성 투자, 일본-중국과 비교 무리
아시아수영강국 성장과정 거울 삼아야
1998년 US오픈에서 박세리의 감동적인 승리 이후 한국여자 골프는 ‘세리 키즈’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몇 년 뒤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한국 수영계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 활약에 힘입어 아시아 수영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믿었던 박태환(20·단국대)의 400m-200m 결선 탈락으로 인해 한국 수영계는 생각지도 못한 큰 충격에 빠졌다. 나날이 성장해가는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박태환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트 박태환’의 등장을 위해서 한국 수영이 헤쳐 나가야 할 물살은 거세다.
일본, 선수 육성·투자 돋보여
한국 수영이 박태환으로 인해 처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면, 일본 수영은 이미 평영과 배영에서 꾸준히 세계수준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를 배출하며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림픽 평영 종목 ‘2연속 2관왕’의 주인공 기타지마 고스케가 일본 수영을 이끌었다면, 얼마 전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배영의 기대주 이리에 료스케는 앞으로 일본 수영을 이끌 인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남자 4×100m 혼영 릴레이 결승전에서 일본은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 강호임을 입증했다. 4명의 선수가 각각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의 순서로 헤엄치는 4×100m 혼영 릴레이는, 해당 국가대표팀의 종합적인 수영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종목이다.
박태환 외에는 세계수준의 선수가 전무한 한국 입장에서는 아직 넘보기 힘든 종목이기도 하다.
아시아 수영 최강국 일본은 수영이 학교체육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고, 전국적으로 클럽 활동이 활발하다. 일본의 유망주 발굴 시스템과 엘리트 선수들의 전문적인 훈련은 유망주 육성과 투자에서 미흡한 한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중국, 풍부한 인적자원으로 급성장
중국 수영은 2007년 이후 과감한 투자로 급성장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2007년부터 주요 유망주들을 호주로 보내 담금질한 중국은 투자한 만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자 접영의 ‘신데렐라’ 류즈거는 중국 수영의 급성장을 보여준다. 류즈거는 라이벌 제시카 시퍼(호주)의 옛 스승인 켄 우드에게 특별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생애 첫 출전한 국제대회인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로마 대회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장린도 중장거리의 1인자로 불렸던 그랜트 해킷(호주)을 조련했던 스승 데니스 코터렐 코치와 2007년부터 개인훈련을 했다.
꾸준히 기록을 단축시켜온 장린은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이번 로마 대회서도 박태환이 보유했던 아시아기록을 경신하며 3위에 올라 아시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수영선수 숫자가 엄청난 중국은 스포츠 과학을 연구하는 인력도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한다. 중국 수영의 약진은 아시아 선수들도 세계 수준의 기술훈련을 받고 노력하면 세계 정상에 등극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의 두 수영 강국은 박태환에게만, 박태환 밖에 없는 한국 수영에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데일리안 = 이광영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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