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 일정 미정
산하기관 노조, 이전 논의 참여 요구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일 오전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임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해양수산부가 출범 1년간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굵직한 국정과제를 내걸었지만, 새정부 첫 해수부 장관의 전격 사퇴로 정책 동력이 꺾이고 후속 과제 이행은 줄줄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6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을 중심으로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 전 장관은 스스로를 ‘북극항로 전도사’로 지칭하며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전 전 장관은 취임 140일 만인 지난해 12월 11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지며 전격 사퇴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사퇴한 것은 전 전 장관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부산 해수부…본청은 옮겼지만 후속은 안갯속
해수부 본청의 부산 이전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부산 동구에서 개청식을 열고 세종청사 시대를 공식 마감했다. 해수부 본청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동시에 전 전 장관이 취임 후 가장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과제였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다. 공공기관 이전 세부계획은 연내 발표 약속이 수차례 미뤄졌고, 본청사 신축 공모도 6·3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갔다. HMM 이전은 노조 반발로 진통을 겪다 4월 노사 합의로 물꼬를 텄지만, 핵심 조직의 실질적 이전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수부 본청사 공모 절차를 선거 이후 진행할 것”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 한 달간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하 공공기관 이전은 난항이 더 깊다. 부산 이전 대상으로 거론된 기관은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항로표지기술원, 한국해양조사협회 등 6곳이다.
전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연내 발표를 공언했다가 2026년 1월로 미뤘고, 사퇴로 끝내 발표하지 못했다. 이후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체제에서 3월로 잡았던 로드맵 발표도 또 다시 연기됐다.
황 장관은 “공공기관 판단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6곳이 부산으로 다 내려온다고 확답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전면 이전에 선을 그었다.
‘북극항로 전도사’ 떠난 자리에 남은 과제들
전 전 장관이 가장 공을 들인 북극항로 정책은 후임 체제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전 장관은 재임 중 “2026년에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한다”며 “정부 내 전담조직을 연내 신설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극항로추진본부 출범과 시범운항 준비는 후임 황 장관 체제에서 이뤄지고 있다.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다만 시행령 정비와 구체적 예산 확보 등 후속 조치는 과제로 남아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해수부 수장 교체 후폭풍…산적한 과제 2년차로
전 전 장관의 사퇴는 단순한 인사 교체 이상의 파장을 낳았다. 부산 이전을 눈앞에 둔 시점에 장관이 전격 교체되면서 해양수도 조성을 위한 정책 추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22일 “정부는 전재수 전 장관의 선거 출마용 공약 논란을 빚고 있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경실련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1순위로 꼽혀온 전 전 장관 사퇴로 부산시장 선거 구도와 해수부 부산 시대 구상 모두가 불확실성에 빠졌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탈환을 겨냥한 선거용 공약 논란에 휩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 전 장관은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이재명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이후 전 전 장관은 사퇴 4개월 만인 올해 4월 2일 부산 동구 해수부 청사 앞에서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해수부 이전으로 시작된 부산 부활의 기적을”이라며 “해양수도 부산으로 완성하겠다”고 했다.
전 전 장관이 재임 중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점을 고려하면, 일각에서는 장관직이 사실상 부산시장 선거를 위한 정치적 포석이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후임 황 장관 체제는 뒷수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본청사 신축 공모, HMM 이전 협상, 북극항로 시범운항, 해사법원 출범 등 전 전 장관이 남긴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해양수도 원년’을 선언했지만 실질적 이행은 대부분 2년차로 넘어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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