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HPAI 동시 발생에 계란·오리 가격 상승 압력
농경연 “비축·수입 조절 등 수급 관리 필요”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가축전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축산물 가격과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 변동을 넘어 구조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복되는 질병 확산과 생산비 상승이 맞물릴 경우 중장기 수급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슈+’에 따르면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구제역(FMD),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 해당 기간 ASF 25건, FMD 3건, HPAI 58건이 발생했다. 특히 2026년 1~2월에는 ASF 21건, HPAI 23건, FMD 3건이 집중됐다.
전국으로 번진 가축질병…계란·오리 가격 압박
ASF는 2025~2026년 동절기 동안 25건 발생했고 살처분된 돼지는 17만2000마리에 달했다. 2025년 1~10월에는 주로 경기 북부 접경 지역에서 발생했으나 11월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전국 확산 흐름을 보였다.
HPAI는 같은 기간 58건 발생했다. 동절기 살처분 규모는 육계 80만6000마리, 오리 112만마리, 산란계 1121만6000마리로 집계됐다. 기타 축종을 포함하면 전체 살처분 규모는 1513만마리 수준이다.
가격 영향은 축종별로 달랐다. 돼지고기는 동절기 ASF 살처분 규모가 전체 사육 마릿수의 1.6% 수준에 그치면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오리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약 16%, 산란계는 약 13%가 살처분돼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우는 전염병보다 사육 기반 변화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한우 도매가격은 2026년 1월 전년 동기 대비 18.4%, 2월 20.0%, 3월 20.7% 상승했다. 보고서는 2023년 이후 암소 사육 마릿수 감소에 따른 출하 가능 물량 축소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방역 미흡에 생산비 부담까지…공급 기반 위축 우려
이번 보고서는 질병 발생 자체보다 반복 발생과 생산비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를 더 큰 위험 요인으로 봤다. HPAI 발생 농장 다수에서는 출입 차량 소독 미실시, 인력·차량 통제 위반 등 기본 방역수칙 미준수가 확인됐다.
ASF에서는 사료원료와 배합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됐다. 국내에서 사료를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된 것은 처음으로 새로운 전파 경로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외 여건도 변수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사료 원료 수입 비용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경우 축산물 생산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국내 축산업은 사료 곡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질병에 따른 공급 감소와 비용 상승이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축종별 회복 속도 차이도 수급 관리 변수다. 한우는 번식부터 출하까지 수년이 걸리는 반면 돼지와 가금류는 수개월 또는 수주 단위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산란계와 오리처럼 살처분 규모가 큰 경우에는 단기간 내 생산량 회복이 어려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경연 측은 보고서를 통해 “가축전염병 발생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축종과 질병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며 “단기 수급 불안 완화를 위한 비축, 수입 조절, 유통 관리 등 시장 안정 대책과 사료비 등 주요 생산비 변동 관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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