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즈 맨시티행 ´타도 맨유, 타도 퍼거슨´

입력 2009.07.14 14:18  수정

맨시티와 주급 15만 파운드 5년 계약

친정팀 맨유 상대로 ´복수의 화살´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25)가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 전격 이적했다.

맨시티가 14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테베즈의 영입 소식을 전한 가운데, 마크 휴즈 감독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휴즈 감독은 "놀라운 소식"이라며 "테베즈는 최고 수준의 선수로서 맨시티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잉글랜드 언론들에 따르면, 맨시티가 테베즈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스포츠 투자회사 MSI(미디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에 2550만 파운드(약 536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급 15만 파운드(약 3억원)에 5년 계약을 맺었고, 테베즈는 맨시티에서 등번호 32번을 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테베즈 ´타도 맨유, 타도 퍼거슨´

맨유에 대한 테베즈의 충성심은 오래 전부터 유명했다.

브라질 코린티안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은 일화는 아직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을 정도.

2006년 유럽 진출 이전에도 맨유 이적을 꿈꿀 만큼 올드 트래포드를 동경했다. 이듬해 맨유 입단 이후에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로 현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맨유를 제외한 어떠한 팀도 상상할 수 없다"며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맨유에서의 입지. 테베즈는 지난 시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맨유 이적과 동시에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잦은 교체 출전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테베즈는 지난달 27일 잉글랜드 일간지 <텔레그래프>를 통해 "맨유가 베르바토프를 영입했을 때, 그들이 나를 믿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팀에 대한 실망을 표출했다. 결국, 팀을 떠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베르바토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맨유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 또한 테베즈가 올드 트래포드에 등을 돌린 결과로 이어졌다. 테베즈의 임대 기간 만료가 얼마 안남은 상황임에도 맨유는 재계약에 소극적인 자세를 일관한 것.

맨유 입장에서도 팀 내 No.3 공격수인 테베즈의 완전 이적 대가로 MSI에 3000만 파운드(약 600억원)를 지불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테베즈가 맨유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애초부터 맨시티 이적을 원했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 일간지 <미러>는 지난달 2일 "테베즈의 에이전트 키아 주르브키언은 퍼거슨 감독이 테베즈를 붙잡지 않은 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증명하기 위해 맨시티와의 계약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테베즈도 퍼거슨 감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달 30일 잉글랜드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퍼거슨 감독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벤치에 앉힌 것은 실수한 것"이라며 "내가 맨유에 오면서 결승에서 팀이 패한 것은 처음이다"고 비판했다.

사실, 테베즈의 이적은 퍼거슨 감독의 잘못이 아니다. 테베즈는 맨유 시절, 전방에서 공을 잡으면 지나친 드리블 돌파를 구사하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부정확한 슈팅을 날리는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공을 끄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를 하지 않거나 패스 타이밍이 한 박자 늦어지면서 팀 공격력에 문제를 드러낸 것. 퍼거슨 감독 입장에선 공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베르바토프 카드가 필요했던 셈이다.

물론, 테베즈는 어느 팀에서든 붙박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세계 정상급 공격수다. 그러나 세계 최강 맨유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은 결국, 퍼거슨 감독과 충돌로 이어진 것이다.

맨시티 주전 공격수로서 친정팀 맨유를 상대로 화살을 겨누게 된 테베즈가 뛸 맨체스터 더비는 더욱 흥미롭게 됐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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