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성수 대어급 사업장 잡아라”…정비사업 수주전 ‘과열’ 양상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4.20 07:00  수정 2026.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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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5구역, DL건설 무단 촬영 논란에 절차 중단

강남구청 유권해석 중, 법적 분쟁 리스크 대두

재입찰 추진 중인 성수4지구, 경쟁 무산 가능성

“진흙탕 싸움에 사업 절차 지연…조합원에 부담 전가”

압구정5구역 내 한양 2차 단지 전경.ⓒ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최근 정비사업계에선 수익성에 따른 ‘선별 수주’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서울 압구정·성수 등 핵심 사업지에서는 시공권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시공권 경쟁이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과열된 경쟁은 분쟁과 일정 지연으로 이어지며 사업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며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앞서 지난 10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응찰했는데, 서류 검토 과정에서 DL이앤씨 직원이 입찰서류를 펜 카메라로 무단 촬영하다 적발된 바 있다.


해당 사건 직후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 절차의 공정성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발송했으나, 경쟁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무단 촬영 논란에 법적 대응을 알렸다.


조합에서도 이 같은 논란에 판단을 구하기 위해 같은 날 강남구청에 유권해석 요청을 접수했고, 구청은 유권해석 결과가 통보되기 전까지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입찰서류 개봉 등 절차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답변을 회신했다.


이 때문에 다음 달 30일 예정돼 있던 시공사 선정 총회 등 후속 절차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유권해석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을 뿐더러, 구청이 통보하는 결과에 따라 입찰 무효는 물론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검토를 해 회신하려고 한다”면서도 “회신하는 데 정해진 기간은 없다. 구청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입찰을 앞두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의 경쟁입찰 구도가 무산될 위기다.


당초 성수4지구 조합은 지난 2월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으나 조합에서 대우건설의 제출 서류 미비를 지적하며 재입찰을 추진했다가 성동구청의 개입으로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건설사와 조합 간 갈등이 지속되는 분위기가 이어졌고, 홍보 지침 위반 논란이 떠오르면서 서울시가 직접 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홍보 위반과 함께 조합의 절차상 문제까지 지적되면서 결국 입찰이 무산됐고 재입찰 추진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재입찰도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1차 입찰 공고 땐 없었던 하이엔드 단지 준공 실적, 은행보다 더 낮은 수준의 금리 금지 등 조건이 새롭게 생겨나면서다.


특히 금리 조건의 경우 대우건설이 지난 입찰 때 사업비 조달금리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0.5%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를 제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조합이 시공사에 요구한 추가 이행각서에 대해서도 대우건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경쟁입찰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쌓이고 절차가 지연되면 결국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조합에게 전가된다. 과도한 출혈 경쟁이 지양돼야 하는 이유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 정비사업지에선 건설사들도 아파트 브랜드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곤 한다”면서도 “정비사업에서 시간은 돈이다. 사업이 지연되면 결국 그 부담은 조합원들이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시공사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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