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헌법개정 자격이 있는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4.10 07:07  수정 2026.04.10 07:07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중동 전쟁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6개 정당이 헌법개정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절대불변일 수 없는, 완벽할 수 없는 헌법이다. 바꿀 수 있다. 마지막 개정 이후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었으니, 헌법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충분한 이유도 있다.


문제는 이들이 헌법개정을 운위할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헌법을 존중하는 정당이 대한민국을 더욱 가꾸고 키우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자 한다면,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헌법을 존중하지 않거나 ‘반헌법적 정당’이 헌법개정을 요구한다면, 제시하는 개정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과 무관하게 황당하기만 하다.


지난 1987년 헌법개정에 유권자의 78.2%가 국민투표에 참여하고 93.1%의 찬성으로 통과된 지금의 헌법이다. 정당이 대한민국헌법적 정당인가 여부의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통일 일꾼으로서 필자의 잣대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다.


각 정당의 강령에 적시된 관련 내용을 대한민국헌법과 비교하면서, 국민으로부터 판단을 구한다. 굵은 글자는 필자의 부각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가 없다. 자유도 ‘언론의 자유’에만 국한한다. 추구하는 가치는 ‘공정, 생명, 포용, 번영, 평화’다.


둘째, 통일이 없다. 대신 ‘평화공존’‘공동번영’을 추구한다.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통일 하지 말자, 두 국가로 공존하자는 등의 주장은 일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강령에 충성을 다하는, 당원인 이상 지키고 따라야 할 의무다.


지금 시급한 것은 평화공존이고 통일은 궁극적 목표라는 언동도 당 강령에 자유민주주의와 통일이 적시되지 않은 이상,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조국혁신당이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자유도 없다.

둘째, 통일은 있는데 대한민국헌법적 통일이 아니다. 남북이 ‘협력과 연대’하는 ‘평화공존’‘신개념의 통일’이라 내세운다. 헌법적 통일을 자의적으로 바꾸었다. 그것을 ‘분단극복’으로 본다.


다음은 진보당이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자유도 없다. 둘째, 통일을 말하기는 하는데 그 의미, 지향성은 독자들이 직접 원문을 보고 판단해 보기를 권한다.


“진보당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자주국가를 건설하고, 모든 분야에서 평등사회를 실현하며, 민족이 하나가 되는 통일세상을 실현한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남북 사이에 합의한 모든 공동선언을 이행하여 자주, 평화, 번영이 보장된 중립적 통일국가를 건설한다.”


‘모든 분야에서 평등사회’, ‘중립적 통일국가’가 대한민국헌법에 부응하는 것인가. ‘중립적’이 무엇인가. 1987년 93.1%의 국민이 그리고 현재의 국민 여러분이 동의하는 것인가.


개혁신당 차례다. 첫째, 자유민주주의가 나오고, 자유도 ‘생각의 자유’, ‘개인의 행복과 자유’, ‘시민의 인권과 자유의지’ 등 세 번 거론된다.


둘째, 통일이 없다. 분단, 한반도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음은 물론이고, 강령 전반에 걸쳐 13번이나 등장하는 ‘대한민국’은 문맥상 한반도 전체가 아니라 ‘남한’이다. 헌법 제3조(“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 입각한 대한민국 인식이 없다.


“개혁신당이 제시하는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다”에서 미래는 남한의 미래다. 통일 인식도 통일 의식도 통일 의지도 통일 비전도 없다.


기본소득당이다. 첫째, 강령이 없이 당 소개로 가치와 방향성을 보여주는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는 없으나 자유를 세 번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제로 내세운 ‘모두의 것은 모두에게’ 구호가 대한민국헌법에, 국민 여러분에게 부응하는 것인가.


둘째, 통일이 없다. 남북 관계, 한반도, 국제 관계 및 환경에 대한 언급·고려가 전혀 없다. 역시 통일 인식도 통일 의식도 통일 의지도 통일 비전도 없다.


마지막으로 사회민주당이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는 없으나 자유를 두 번 말한다. “자유를 확대하고 불평등을 축소”는 문제가 없으나, “모든 사람들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자유와 평등을 추구”는 대한민국헌법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둘째, 통일이 없다. 그 자리에 “사회민주당은 대한민국을 ‘혁신적 복지국가’로 만들어 가며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정착시키는 ‘평화2국가체제’를 추진하겠습니다”가 들어섰다.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전면 부정한다.


대한민국헌법에 의해, 대한민국이 놓여 있고 더 탄탄하게 다져야 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국가·국민·대통령·정부에게 의무로 부과된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을 담지 않은, 부정하는 이들 정당이 헌법개정을 밀어붙인다.


현행 대한민국헌법에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 절대다수로 합의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의 실현에 속도나 완급조절, 우선순위, 정책의 폭과 깊이에 차이는 가지면서, 정책을 입안·추진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할 정당들이다.


아예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부정한다면, 대한민국 정당으로서 존립 이유가 없다. 하물며 헌법개정은 입에 올려서도 안 된다.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참고했을, 헌법인 ‘기본법’에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freiheitliche demokratische Grundordnung)”를 적시한 독일은, 정당의 “목적이나 추종자의 행태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 또는 부인하거나 독일연방공화국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정당은 위헌이다”, 정당의 “목적이나 추종자의 행태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 또는 부인하거나 독일연방공화국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정당은 국가의 재정지원에서 배제된다.


배제가 확정되면, 이 정당에 대한 조세 우대 및 그에 제공된 기부금에 대한 조세 우대도 폐지한다”고 명시했다(제21조 2·3항).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6당 의원 187명이 공동 발의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1987년 9차 개헌 이후 39년 만에 본격적인 개헌 열차가 출발했다.


종착역이 어딜까. 결국은 그들이 존중하지 않는,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아닐까.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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