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도 건설사 21곳…폐업은 600곳 넘겨 사상 최대치
공사비 급등에 적자공사 수두룩, 미분양 적체로 유동성 빨간불
정부, 사망사고 근절 의지에 중대재해 리스크까지 부담 백배
ⓒ뉴시스
올 한 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부도와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올해에도 공사비 상승과 누적되는 미분양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 건설안전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여서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누적된 부도 건설사는 총 21곳으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사가 10곳, 전문건설사가 11곳이다.
29개 업체가 부도났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 2023년 연간 부도 업체수(21곳)를 이미 도달한 상태다.
이와 함께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사 수도 누적 600곳을 넘긴 상태다. 지난해에도 연간 576곳이 폐업하며 이미 최고 기록을 썼는데 올해에도 폐업 업체 수가 불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셈이다.
원자재 값과 인건비 등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수 년간 급격히 오른 이후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된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유동성 경색이 지속되며 악순환이 이어져 건설사들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산업연구원이 올해 9~11월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3년 간 준공 공사 중 적자 공사 비중이 4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쌓이는 현상도 건설사의 유동성 경색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069가구에 달한다. 이중 팔리지 않는 재고로 남아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8080가구로 1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지방에 준공 후 미분양이 84.5%(2만3733가구)에 해당하는 물량이 몰려 있어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부침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건설업계는 안전관리 강화라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다. 정부가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사망 사고 발생 시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다.
올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반복된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하며 강력한 대응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사망사고 발생 시 1년 이하의 영업정지나 매출액의 3% 수준 내 과장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도 지난 9월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 발생 시 영업이익의 5% 이내로 과징금(하한액 30억원)을 부과하는 등 내용을 포함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3%에 불과한데 과징금으로 이를 다 내라고 하는 건 공사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중소 건설사들은 사고가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사비용이 오르고 공사 물량도 많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면서 건설업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중대재해 등 안전기준과 관련 규제가 강화된다면 건설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건설사들이야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버티기가 쉽지 않아 업체 간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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