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첫 우주 지도 공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2.19 10:10  수정 2025.12.19 10:10

102가지 적외선 색상으로 담아

우주 진화 밝혀낼 자료 확보

한국 등 국제 연구팀 분석 참여

스피어엑스 전천지도 이미지.ⓒNASA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102가지 적외선 색상으로 담아낸 첫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우주항공청은 19일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의 첫 번째 전천지도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최초로 전 하늘을 102가지 적외선 색상(파장)으로 분광해 완성한 첫 번째 우주 지도다.


스피어엑스는 올해 3월 12일 발사 후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으며 약 6개월 동안 우주 전체를 관측, 지도를 완성했다.


스피어엑스가 관측하는 적외선 파장은 인간의 시각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가시광 색상으로 변환해 생성한다.


각 색상은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별, 뜨거운 수소 가스, 우주먼지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빛을 보여준다.


스피어엑스는 하루에 약 14.5바퀴를 지구 주위로 공전하며 남북극을 가로지르고 극지방을 통과한다.


매일 하늘의 원형 띠 영역을 따라 약 36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함에 따라 스피어엑스의 시야도 이동한다.


이 과정은 6개월 동안 계속되며 그 결과 전 하늘을 관측한 360도 모자이크 이미지가 완성된다.


연구팀은 이렇게 6개월 동안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해 첫 번째 전천지도를 완성했다.


스피어엑스는 이를 위해 6개의 검출기에 특수 설계된 선형분광필터를 활용해 102가지 파장대역을 관측한다.


각 파장은 은하, 별, 별탄생 지역 및 기타 천체의 특징에 대한 고유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은하에서 별과 별탄생이 밀집된 먼지 구름은 특정 파장에서 밝게 빛을 방출하지만, 다른 파장에서는 빛을 방출하지 않아 관측할 수 없다.


또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102가지 색상을 활용하면 수억 개에 달하는 은하까지 거리 측정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이들의 3차원 분포를 지도화할 수 있다.


스피어엑스 전천 관측 자료는 우주의 역사, 은하의 형성과 진화, 생명체의 기원이 되는 물과 얼음 등을 탐사하는 주요 과학 임무에 활용된다.


이번 임무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총괄하며 데이터 분석에는 미국 내 10개 기관과 천문연의 정웅섭 박사 연구팀을 비롯한 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다.


한국 연구진은 주요 과학 임무 및 자료처리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구 주제에 대한 관측 데이터의 과학적 분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스피어엑스의 주 임무 기간인 2년 동안 세 번의 전천 관측을 추가로 수행할 예정이며 이 데이터를 합쳐 측정 감도가 향상된 3차원 통합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처리된 전체 데이터는 과학자와 일반 대중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 IPAC의 아카이브 IRSA(NASA·IPAC 적외선 과학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NASA 천체물리학 부서 숀 도마갈-골드만 국장 대행은 “스피어엑스의 방대한 데이터를 처음 접했을 때 짜릿함을 느꼈다”며 “우주망원경은 단 6개월 만에 102개의 새로운 우주 지도를 완성했다. 방대한 데이터는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새로운 발견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인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한국이 참여한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관측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주요 연구 주제인 우주얼음 뿐만 아니라 활동성 은하핵, 태양계 소천체 등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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