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尹, '배신당했다'며 한동훈 전 대표 호명"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12.15 16:48  수정 2025.12.15 16:49

지난해 11월9일 국방장관 공관 저녁 식사 상황 증언

"尹, 당시 몸 못 가눌 정도로 술 많이 마셔"

"불평 이야기하며 '선거 믿을 수 없다' 등의 이야기해"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 밤 국회에 출동했던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 증언대에 올랐다.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한 달 정도 이전인 지난해 11월 윤 전 대통령이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호명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공판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지난해 11월9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저녁 식사를 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특검은 이 전 사령관에게 "한동훈 잡아오라거나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하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9월 저녁 식사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술을 거의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많이 드셨다"며 "(윤 전 대통령이)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나는 꼭 배신당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분(한 전 대표)의 이름을 호명했다"며 "다른 정치인 호명은 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무언가 하면 다 반대하고,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쓰고, 뭘 해도 힘이 안 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모임에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고도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술을 마시면서 불평을 이야기할 때 '선거를 믿을 수 없다' '국민이 믿지 못하게 투명하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달 3일 공판에서 국군의날이었던 지난해 10월1일 행사 종료 후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저녁식사 당시 상황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윤 전 대통령)한테 잡아오라고 했다' '당신(윤 전 대통령)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는 증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상황이면 나도 술을 안 마셔서 (기억이) 뚜렷할 것"이라면서도 "내가 화장실 갔을 때 그런 상황이 있었으면 몰라도 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도 강조했다. 이 전 사령관은 증인신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발언 기회를 얻어 "비상계엄 당시 나를 포함한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부하 누구도 비상계엄이 선포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비상계엄 해제) 의결권이 국회의원에 있는 것을 나를 포함해 (부하) 누구도 몰랐다"며 "나를 포함한 누구도 밤 12시에 (국회) 본청에 의원이 계시고 거기서 비상계엄 의결권을 해제하는 것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