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앱 MAU 수백만명 증가…자산 관리 동선 ‘모바일 중심’ 재편
고금리 피크아웃 이후 채권·연금 관심 확대, 플랫폼 경쟁 가속
탐색·비교·가입까지 한 앱에서…금융상품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
연말을 앞두고 2026년 자산 운용 계획을 세우려는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이 은행 창구가 아닌 빅테크·핀테크 금융 앱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연말을 앞두고 2026년 자산 운용 계획을 세우려는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이 은행 창구뿐만 아니라 빅테크·핀테크 금융 앱으로도 향하고 있다.
실제 주요 금융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최근 1~2년 사이 수백만 명 단위로 증가하면서, 금융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앱으로 이동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올해 6월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500만명, 1인당 월 평균 사용시간 103분을 기록하며 은행·뱅킹 앱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이용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기반 금융 플랫폼의 이용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말 1810만명 규모였던 카카오페이의 MAU는 지난해 말 2410만명까지 증가했고, 네이버페이 역시 2020년 9월 140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1800만명으로 확대됐다. 금융상품 탐색과 가입이 모바일 앱 중심으로 이뤄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예적금·대출·연금 등 주요 금융상품의 비대면 거래 비중이 이미 70~80% 수준에 이르면서, 금융상품 구매 역시 은행 창구보다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고금리 기조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예적금 중심의 단기 운용에서 채권·연금 등 중장기 자산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가운데,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번에 비교·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형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토스뱅크,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주요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은 예적금 비교를 넘어 투자 상품 소개와 연금 관리까지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금융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는 ‘금융상품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뱅크의 ‘목돈굴리기’ 서비스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출시 3년 만에 누적 판매 연계액 22조원을 돌파했다.
채권, 발행어음, 해외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한 화면에서 비교한 뒤 제휴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구조로,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운 개인 투자자에게 정보 탐색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역시 금융 서비스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송금·결제 등 간편결제 서비스 외에도 ‘자산관리’ 기능을 통해 등 제휴 금융사의 금융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ETF·펀드·채권 등 투자 상품부터 보험 상품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연금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내 연금확인하기’를 운영하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상품을 비교·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타 금융사에서 가입한 연금저축 상품을 카카오페이증권 연금저축계좌로 옮겨오는 ‘연금 이사오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옮긴 금액 중 1%를 현금으로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통해 장기 자산 관리 수요를 흡수 있다. 연금은 신규 가입보다 관리·이전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된 투자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 금리 변동성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직접 종목을 고르기보다, 일정 수준의 가이드와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앱이 자사 상품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빅테크·핀테크 플랫폼은 다수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 비용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추천 알고리즘의 중립성, 제휴 금융사 상품 편중 가능성, 투자 위험에 대한 고지 수준 등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정보 제공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플랫폼 확장이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 금융 앱은 더 이상 보조 채널이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연말·연초 자산 재편 시기에 이들 플랫폼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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