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화학 재편 기조에 공식 공감 표명
구조혁신·다운스트림 재편·고용 안정까지 주주 책임 명확화
여수산업단지 DL케미칼 공장 ⓒDL케미칼
DL케미칼이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기조에 맞춰 여천NCC에 대한 원가 보전 강화와 크래커 감축에 동의하고, 필요 시 금융 지원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DL케미칼은 여천NCC와의 원료공급계약 체결 사실 여부와 함께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관련 크래커 감축 방향과 여천NCC 구조혁신 방향성에 대해 공식 입장을 15일 밝혔다. 여기에 더불어 여천NCC에 대한 ‘원가 보전 강화’, ‘고용 및 재무 안정성 보장’ 등 책임 경영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 의사와 함께 강도 높은 자사의 다운스트림 비즈니스 개편 의지를 보였다.
DL케미칼은 외부 원료가격 컨설팅 결과에 대해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채권단과 정부의 눈높이에 부합하려면 보다 강한 안전장치와 공동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원료가격 해석을 둘러싼 이견으로 이해관계자 간 신뢰가 흔들려 왔다면, 이번 컨설팅을 통해 합의 가능한 기준점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준점이 생겼다고 해서 채권단과 정부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보다 강력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은 주주이자 원료 수급 주체로서 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여천NCC 구조혁신안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구 노력이 항상 계획대로 100%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다.
DL케미칼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여천NCC 실적은 주주사에 보고된 최초 경영계획상 영업이익 손익분기점 수준 대비 약 3000억원 이상 악화됐다. 특히 두 번째 증자 이후 4분기에 접어들며 손익 악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외부 회계법인과 주요 전망기관 역시 중국발 추가 증설 리스크로 중단기적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공통된 경고를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전망기관인 PLATTS와 CMA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FOB 코리아 가격은 연초 대비 각각 약 140달러(17%), 120달러(15%) 하락했다. 2026년과 2027년 기초유분 가격 전망 역시 올해 평균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런 환경을 고려할 때 외부 회계법인의 기준점을 토대로 원가 보전 조건의 비중을 추가로 강화해야 여천NCC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채권단 이자를 상환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DL케미칼은 지속되고 있는 중국발 공급리스크와 일본의 크래커 감산 및 다운스트림 고도화를 통한 생존사례를 들며 “규모의 경제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NCC 운영을 통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이 모두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방향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영환경에서 자구 노력달성에만 기댄 구조혁신안은 채권단과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에틸렌 등 주요 제품 포뮬러에서 시황 리스크와 자구 노력 달성 부족 상황을 대비해, NCC 원가 반영 비중을 보다 과감하게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여천NCC의 현금 창출력과 신용도를 지키는 것이 결국 산업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판단이다.
DL케미칼은 정부의 감축 계획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여천NCC가 에틸렌 기준 크래커 감축 방안을 결정할 경우, 이에 맞춰 주주사 차원의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여천NCC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50만t 규모 3공장이 아닌 90만t 규모 공장 1기를 셧다운한 뒤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낮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다운스트림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는 스크랩 처리하거나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해 재배치할 계획이다.
동시에 축소된 생산능력 환경에서도 원가 부담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DL케미칼은 주주사로서 여천NCC의 시장성 조달에 대해서도 분명한 책임 의지를 밝혔다. 특히 생산시설 감축에 따른 잉여인력의 여천NCC 내부 재배치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이후에도 잉여 인력이 발생할 경우,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원가 보전 확대, 크래커 감축, 다운스트림 구조조정, 시장성 조달 책임, 잉여 인력 승계 등 모든 자구 노력을 다한 이후에도 시황이 예상보다 더 악화돼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 경우 주주로서 추가적인 금융 지원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지 않겠다"며 "당사는 여천NCC의 주주로서 원가 보전, 비즈니스 재편, 고용, 재무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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