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첫 날부터 긴 대기 행렬
오픈키친·비포장 바닥, 이탈리아 감성 구현
식전주부터 디저트까지 ‘미식의 흐름’ 재현
시그니처 메뉴·와인 페어링으로 차별화 승부
피자 ‘올리 올리베’와 파스타 ‘카치오 올리페페’ 등 올리페페 대표 메뉴.ⓒ임유정 기자
“한국에서 경험하는 이탈리아 본연의 식사.”
오픈 시간 전부터 이미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유동 인구가 많은 광화문 한복판, 오랜 기간 베니건스가 자리했던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첫 날이라는 점이 더해지며, ‘새로운 이탈리안 비스트로’에 대한 호기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풍경이었다.
매장 안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정중앙에 위치한 오픈키친이 눈에 들어왔다.
피자이올로(피자 장인)가 도우를 밀고, 돌화덕으로 밀어 넣는 모습, 화덕 안에서 피자가 노릇하게 구워지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었고,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키친 앞에 멈춰 서서 인증샷을 남겼다.
특히 매장은 이탈리아의 활기찬 바이브를 구현하기 위해 밝은 컬러톤과 가벼운 분위기를 전면에 배치했다. 바닥 역시 매끈하게 마감하지 않고 비포장(언리파인드)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이탈리아 길거리의 투박한 느낌을 의도적으로 담아낸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이곳은 11일 CJ푸드빌이 오픈한 새 이탈리안 비스트로 브랜드 ‘올리페페(OLIPEPE)’의 모습이다. 이번 브랜드는 단순한 신규 런칭이 아닌 CJ푸드빌이 ‘더플레이스’를 운영하며 축적해온 이탈리아 레시피·R&D·외식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리페페의 네이밍은 이탈리아 요리를 대표하는 ‘올리브(Olive)’의 첫 음절 ‘Oli’와, 음식에 향과 개성을 더하는 ‘후추(Pepe)’를 결합해 만들었다.
‘맛있는 음식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지는 활기찬 다이닝’을 이번 브랜드 철학으로 삼았다는 게 CJ푸드빌 측의 설명이다.
고물가·고임대료로 외식업계 전반이 신중 모드에 들어간 가운데, CJ푸드빌은 오히려 브랜드 확장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비스트로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광화문 1호점이 첫 테스트 베드가 될 전망이다.
박보경 CJ푸드빌 외식마케팅 팀장은 “올리페페는 CJ푸드빌이 축적해온 이탈리안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차별화된 이탈리안 다이닝을 원하는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라며 “고객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브랜드 전략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올리페페 매장에서 피자이올로(피자 장인)가 피자를 만들고 있다.ⓒCJ푸드빌
올리페페 매장은 광화문 청계한국빌딩 2층에 약 170평, 156석 규모로 조성됐다.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 좌석부터 부스석, 바 좌석, 단체룸까지 다양한 좌석을 마련해 방문 목적에 맞는 편안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광화문이 첫 출점지로 선정된 이유도 분명했다. 젊은 층 유동이 활발하고 새로운 미식 트렌드가 빠르게 형성되며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입지적 장점이 있어, 올리페페가 제안하는 밝고 역동적인 이탈리안 다이닝 경험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리페페의 메뉴는 아페리티보(식전주)에서 시작해 안티파스티, 화덕피자, 파스타, 커피와 디저트로 이어지는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 이탈리아 식문화의 리듬을 한 끼에 담아내려는 의도가 자연스럽게 읽혔다.
CJ푸드빌이 강조하는 ‘미식의 여정’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설명이 아닌, 실제로 코스의 흐름 자체를 통해 체감되는 구조였다. 재료 본연의 맛과 시각적 즐거움을 조합해, 음식이 테이블 위 대화를 자연스럽게 여는 순간을 만들고자 했다는 브랜드 방향성이 각 메뉴에 반영돼 있었다.
이날 기자가 맛 본 올리페페를 대표하는 피자 ‘올리 올리베’는 그린, 블랙, 깔라마따 올리브와 다섯 가지 치즈를 듬뿍 올린 메뉴로, 올리브의 감칠맛과 숙성 도우의 고소함을 극대화했다.
해당 피자는 올리브와 구운 마늘로 담백함을 강조한 ‘올리 올리베’와 스모키한 초리조를 더해 감칠맛을 살린 ‘초리 올리베’ 중 선택할 수 있다. 두 메뉴 모두 와인과의 페어링이 뛰어나다.
파스타 메뉴 ‘카치오 올리페페’는 치즈와 후추 만으로 깊은 풍미를 끌어내는 올리페페의 시그니처 파스타로, 원통형 파스타면 ‘지타(Zita)’ 속에 가득 스며든 고소한 치즈와 톡 쏘는 후추의 조화가 클래식하면서도 특별한 맛을 완성했다. 올리브 크럼블이 더해져 진한 풍미 속에서도 깔끔한 균형감을 유지했다.
커피와 디저트 역시 이탈리안 정체성을 강화했다.
에스프레소 바의 대중화를 이끈 리사르커피와 협업해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피에노, 콘파냐 등 수준 높은 에스프레소 라인업을 구성했으며 티라미수와 젤라또, 그라니따 아란시아 등 정통 디저트도 완성도를 높였다.
와인 리스트 또한 이탈리아 각 지역 와인을 직접 선별해 완성했다.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탈리아 북부의 트렌티노 지역 와인부터 남부의 시칠리아 와인까지 수준 높은 와인까지 폭넓게 리스팅했다. 이를 통해 음식과의 조화를 고려한 다양한 페어링 경험을 제안하고자 했다.
올리페페는 론칭 첫 날부터 예약이 빠르게 채워지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예약은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진행되며, 연말 모임 고객을 위해 12월 한 달 간 와인 콜키지 프리 이벤트도 운영된다. 예약 및 운영 관련 자세한 정보는 캐치테이블 앱 또는 매장 유선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리페페는 이탈리안 다이닝 특유의 여유롭고 활기찬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경쾌한 분위기와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며 “연말 모임이 많은 시즌을 맞아 올리페페에서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과 풍성한 대화를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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