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결제 비중 90%에도 앱마켓 톱10 유지
출시 2주 만에 라이브 방송 5회 '이례적'
침묵 대신 촘촘한 소통, 이용자 민심 회복 계기
일 평균 이용자 150만명…증권가 전망치 상향
소인섭 엔씨소프트 '아이온2' 사업 실장(왼쪽)과 김남준 아이온2 개발 PD가 지난달 26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온2 라이브 방송 캡처.
엔씨소프트 야심작 '아이온2'가 출시 이후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PC 자체 결제 비중이 전체의 90%를 넘는 구조임에도, 앱마켓 매출 톱10을 꾸준히 지키며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총괄 개발진이 전면에 나서 이용자와 소통하고, 인게임 이슈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인 점이 긍정적인 평가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과도한 과금 모델로 지적받던 과거와 달리, 운영 투명성과 이용자 신뢰 회복을 우선한 변화가 서비스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3일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아이온2는 종합 순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시 첫날 점유율 4%대로 시작해 5.52%까지 상승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톱10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회사 측은 아이온2 전체 매출의 90%가 PC 자체 결제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매출은 모바일 앱 마켓 매출 순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매출의 10% 수준만 가지고도 앱마켓 톱 10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의 인기는 인게임에서도 드러난다. 출시 당일에도 수용 가능한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 대기열이 형성됐는데, 일주일 만에 추가된 신규 서버에도 오픈 직후 캐릭터 생성 제한이 걸렸다.
회사에 따르면 출시 후 일 평균 이용자(DAU)는 150만명이고, 일주일 간 생성된 캐릭터 수는 252만7698개에 달한다. 총 플레이 타임은 17억2851만분으로 집계됐다. 외형 구매 캐릭터 수는 55만6433개, 멤버십 구매 계정은 27만5867개였다. 출시 일주일 간 누적 매출은 2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거 리니지 시리즈에서 택한 뽑기 중심 수익모델이 아닌, 멤버십과 배틀패스 중심의 수익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아이온2의 초반 흥행에는 게임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도 있지만, 개발진의 촘촘한 소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김남준 아이온2 개발PD와 소인섭 아이온2 사업실장은 게임 출시 후 약 2주 만에 네 차례나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어 인게임 이슈에 대응했다. 전날(2일)에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업데이트 내용을 설명하고,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 방송마다 3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모였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업장(게임 자원을 비정상적으로 생산·유통)', '버그 악용', '환치기(서버 간 시세 차익을 목표로 금전·아이템 이동)' 등의 문제에는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준수한다고 밝혀 이목을 샀다. 의심 계정 발견 즉시 일주일 이용 정지, 영구 정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전처럼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편을 택했고, 이 과정에서 개발진에 대한 이용자들의 민심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라이브 과정에서 김 개발 PD가 "다음 방송에는 꼭 면도를 하고 오겠다"고 언급한 장면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속된 방송 일정 속에서 수염이 눈에 띄게 자라자 이를 두고 이용자 반응이 이어졌고, 김 PD가 이를 인지해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김 개발 PD는 방송에서 명확한 운영 철학도 직접 설명했다. 현재 아이온2가 비교적 가벼운 과금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과거처럼 뽑기형 과금이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는 "약속드리겠다. 사람(이용자) 모이면 뒷통수 치는 것 아니냐, 결국 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희 시스템에 그런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팔려고 하면 바로 판매로 전환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 것도 맞지만 팔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앞으로도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이온2' 대표 이미지.ⓒ엔씨소프트
아이온2가 택하고 있는 운영 방식은 엔씨소프트가 추진하고 있는 운영 투명성 강화와 이용자 신뢰 회복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첫 사례다. 지난 수년간 엔씨소프트는 '불통의 이미지'를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다. 뽑기형 아이템 위주의 과금모델과 불소통으로 이용자들에게 뭇매를 맞았고,이 과정에서 창립 이래 첫 적자라는 뼈아픈 기간을 보낸 만큼 이용자와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내건 것이다.
이번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넘어 회사에 대한 이용자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과금 구조의 투명성과 운영 방향의 일관성이 사측의 재도약 기조를 입증하는 바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6000여 명의 게임 이용자를 보유한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엔씨소프트의 소통 개선 노력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회 측은 "엔씨소프트의 대응이 과거 확률형 아이템 BM(수익모델) 편중과 불소통 등으로 지적받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용자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아이온2 서비스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증권가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은 최근 엔씨소프트 목표 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우려와 달리 아이온2 성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아이온2는 일평균 15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