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면 10형 대화면, 접으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
3분할 멀티태스킹·삼성 덱스 지원… 350만원짜리 태블릿+ 폰 구현
초프리미엄 3단 접힘, 기술 과시일까 미래 표준일까… 폴더블 시장 분수령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은 펼친 화면에서는 3분할 멀티윈도우를 통해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펼친 손을 꽉 채우는 화면, 그것도 3개다.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이 되는 삼성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의 외형적 특징이다.
2일 오전 9시 서울 '삼성 강남'에서 만나본 3단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마치 접이식 태블릿을 만난 느낌이었다.
펼쳤을 때 가장 얇은 쪽의 두께가 3.9mm 로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췄다. 물론 3단 접이식인 만큼 접었을 때 두께는 3배에 해당하는 접었을 때 12.9mm로 살짝 부담스럽다.
펼치면 10형 대화면, 접으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
다소의 두께감은 있지만 바지 주머니에 넣어보니 문제 없이 쏙 들어갔다. 일반 바(Bar) 타입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여서 휴대에 어색함도 없다.
양측 힌지는 좌우 대칭 형태의 '듀얼 레일' 구조로 설계해 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접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반복해 사용해보면 부드럽게 접히기 보다는 눌렸던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 훅 펼쳐지는 느낌이 더 강했다.
2단 폴더블폰과 비교해 접을 때는 더 강한 힘이 필요하고, 펼칠 때는 기계적 힘이 보조해주는 감각이다. 그럼에도 각 패널의 무게가 균일하게 분산돼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은 덜했다.
모두 접은 상태에서는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펼치면 두 손으로 10인치 대화면을 다룰 수 있다.
접은 상태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보임직하다면 씀직도 해야 한다. 펼친 화면에서는 3분할 멀티윈도우를 통해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갤러리, 유튜브, 포털을 켜고 손으로 배치하니 좌·우·하단을 3개의 앱이 꽉 채웠다. 앱 크기나 위치도 손가락 터치로 자유자재로 조정이 가능하다.
화면에 나온 사진을 손으로 이용해 바로 옆 화면으로 옮길 수 있다. 손으로 꾹 누른 뒤 옆으로 드래그하니 해당 사진이 복제돼 다른 창에 붙었다.
대화면으로 영상을 볼 때는 태블릿과 같은 전체화면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대화면으로 영상을 볼 때는 태블릿과 같은 전체화면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3분할 멀티태스킹·삼성 덱스 지원…350만원짜리 태블릿+ 폰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에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태블릿 버전 UI(사용자환경) '삼성 덱스(Samsung Dex)'를 지원해 대화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삼성 덱스는 기기를 외부 디스플레이나 마우스, 키보드 등과 연결해 휴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상단에서 앱을 아래로 끌어내리면 데스크톱 모드로 변한다.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최대 4개까지 나만의 가상 작업 공간을 만들 수 있고, 각 작업공간에서 최대 5개 앱을 동시 실행할 수 있어 효율적인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실제로 하나의 창에 5개의 앱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었다. 사용자는 유튜브를 보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문서를 읽거나 포털 검색까지 한 화면에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한쪽 면을 접은 채 두 화면만 사용하기는 어렵다. 두 화면만 펼치고 한쪽만 접으려면 뒤로 접어야 하는데, 하드웨어 구조상 그렇게 접히지 않는다.
펼친 상태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 뒷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 밖에 사용자는 큰 화면에서 '생성형 편집'과 '스케치 변환' 기능을 활용해 간편하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이미지 편집 후에는 '원본 보기' 기능으로 작업 전후 결과를 한 눈에 비교할 수도 있다.
텍스트, 연산,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로 향상된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화면으로 보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카메라 영상을 공유하며 현재 상황에맞춰 AI에게 질문하고 답변 받을 수 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16GB 메모리의 512GB 스토리지에 '크래프티드 블랙' 색상 단일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359만400원이다.
삼성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구조라면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메이트 XT가 인·아웃폴딩 혼합(Z자형) 형태다. 가격도 377만원~453만원 수준으로 삼성 트라이폴드 보다 최대 90만원 이상 비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에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태블릿 버전의 '삼성 덱스(Samsung Dex)'를 지원해 대화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그럼에도 30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스마트폰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는 일부 얼리어답터에 국한될 전망이다. 폴더블폰 점유율은 수년 째 2%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폴더블폰이 주류 시장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의 3단 폴더블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삼성이 초프리미엄 스펙을 적용한 3단 접힘 제품을 내놓은 데는 기술 진화 필요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내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인데다,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화권 업체가 빠르게 폴더블폰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폴더블 선발주자인 삼성으로서는 차세대 기술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단계에 놓여있다.
접은 상태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 측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트라이폴드폰은 AI폰처럼 다음 세대 폼팩터를 제시해 기술 선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이날 "트라이폴드는 폴더블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를 감안하면 판매 지역 확대 등 내년 글로벌 판매 드라이브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이후 기술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갤럭시 생태계를 어필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과 글로벌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트라이폴드폰이 삼성 기술 과시용에 그칠지, 미래 폴더블 표준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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