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바닥은 아직?…건설사 줄폐업 위기 ‘지속’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12.02 07:00  수정 2025.12.02 07:00

올 3Q까지 말소·폐업 2301곳…작년 3072곳 넘나

수도권에서도 악성 미분양 누적…전국 2.8만 가구

내년 경기 회복 전망에도 현실화는 여전히 미지수

ⓒ뉴시스

건설경기 침체로 여전히 건설사들이 줄폐업에 내몰리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해소되지 않는 미분양 문제로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보릿고개가 장기간 이어지는 분위기다.


2일 건설산업정보원 등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말소·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2301곳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말소·폐업은 지난 2022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사 줄폐업 수년째, 악성 미분양 해소 요원


지난 2022년 폐업한 건설사는 2171곳이었으나 2023년 2771곳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연간 3072가구가 문을 닫는 등 급격히 증가했다. 말소·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 수가 3000곳을 넘긴 것은 지난 2016년(3164곳) 이후 8년 만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값과 인건비 등 비용은 높아지는데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지방 건설경기가 더욱 차가운데 미분양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 지어 놓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에 2만8080가구에 달한다.


이 같은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 유동성을 경색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는데 지방에 쌓인 물량이 84.5%(2만3733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대구에 3394가구로 가장 많은 악성 미분양이 쌓여 있고 경남(3326가구)과 경북(3236가구)에도 3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적체돼 있다. 부산과 충남에도 각각 2713가구와 2146가구 규모의 악성 미분양 물량이 분포해 있다.


수도권 역시 경기를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있다. 한 달 새 서울(772가구)과 인천(1339가구)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각각 5가구, 53가구를 털어내는 동안 경기는 149가구가 늘어나며 2236가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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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마이너스 건설투자 내년 반등한다지만…분위기 반전 ‘글쎄’


건설업계에서는 장기간 이어오던 침체 분위기가 내년을 기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역성장에 접어들며 국내 경제성장률을 끌어 내리던 건설투자가 올해까지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2~3% 수준으로 반등할 것이란 예측이다.


기관별로 한국은행은 내년 건설투자액이 올해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2%,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바닥을 다졌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내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7.9% 증가한 27조5000억원으로 편성되는 등 공공 부문의 건설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건설투자의 80% 수준을 차지하는 민간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건설투자가 8~9%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내년에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장기간 부진했던 상황의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건설투자가 조금 개선된다고 해도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SOC 예산 확대나 9·7 대책과 같이 공공 중심의 주택 공급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건설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부문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투자가 반등하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말소·폐업 이유를 살펴보면 자진 말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건설사들이 건설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해와 내년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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