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10년간 소비 매년 0.4%씩 둔화시켜"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30 12:00  수정 2025.11.30 12:01

한은, '부동산發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발간

"가계부채, 동맥경화처럼 소비 서서히 위축"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급증이 민간소비를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급증이 민간소비를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부동산發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13.8%포인트(p) 상승해 중국·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소비 비중은 오히려 1.3%p 감소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한 원리금 부담저량효과이 유동성 제약 완화효과유량효과를 상회하면서 민간소비를 구조적으로 둔화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신용은 민간소비를 2013년부터 매년 0.40~0.44%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부채가 2012년 수준에서 관리됐을 경우 올해 민간소비가 실제보다 4.9~5.4% 더 높았을 것이란 의미다.


기존 연구 결과와 종합하면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를 0.8%p 낮춘 데 이어 가계부채 누증(-0.4%p)이 최근 소비 성장률의 구조적 둔화폭 대부분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한 배경으로는 ▲가계부채 누증으로 원리금 부담이 급증한 점 ▲자산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낮은 부(富)의 효과에 따라 소비로 이어지지 않은 점 ▲대출로 풀린 유동성이 소비보다는 비실물 거래에 편중된 점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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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최근 10년 동안 1.6%p 뛰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금리 상승보다는 대출 잔액 자체가 급증한 영향이 크며,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환 부담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출한도 축소로 기존 차주의 리파이낸싱 여지가 줄면서 원금상환 부담 심화로 더욱 제약될 소지가 있다.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확대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소비 회복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부의 효과(0.02%)가 주요국(0.03%~0.23%)에 비해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주택 자산을 유동화할 금융 상품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와 주택 가격 상승에도 상위 주택 매수나 자녀의 미래 주거비용 완화를 위해 소비를 늘리지 않는 특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실물 거래 편중도 문제로 꼽힌다. 기존주택 매매는 자산 이전에 그쳐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증가는 실물 소비와의 연계성이 낮다. 여기에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동산 대출은 공실률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며 가계 현금흐름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가기보다 금융시스템 내에 머물면서 소비를 둔화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문제는 심근경색처럼 갑작스러운 위기를 유발하기보다 동맥경화처럼 소비를 서서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최근에는 정책당국 간 공조와 적극적인 대응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향후에도 장기시계에서 일관된 대응을 지속한다면 가계부채 누증이 완화되면서 소비에 대한 구조적 제약도 점차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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