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불공정 관행 반복…공정위, ‘표준하도급계약’ 재정비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1.28 10:00  수정 2025.11.28 10:01

16개 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 제·개정

도금업·2차전지 제조업 신규 제정

산업재해 예방…59개 전 분야 반영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최근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조·건설·용역 분야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재정비했다.


도금업·2차전지 제조업을 신규로 포함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거래 조건을 명확히 했다. 거래 지위상 협상력 등이 열악한 수급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도금업·2차전지 제조업 신규 제정…공정 거래 확립


제18회 폐기물·자원순환산업전 및 차세대 분체산업전에서 2차전지 전용 분말 이송장비가 시연되고 있다.ⓒ뉴시스

공정위는 28일 제조·건설·용역 분야 16개 업종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유도와 정착을 위해서다.


표준하도급계약서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거래 조건이 균형 있게 설정될 수 있도록 제정·보급하는 것이다. 사업자가 이를 90% 이상 사용할 경우 벌점 2점 경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제·개정으로 건설업종 7개, 제조업종 31개, 용역업종 21개 등 총 59개 업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한 업계 수요조사와 지난해 하도급거래 서면실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도금업 및 2차전지 제조업 등 2개 분야가 새롭게 제정됐다”며 “금형제작업 등 14개 업종은 거래현실과 관련 법령의 변동사항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제정 표준하도급계약서는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 방법 및 기일 ▲부당한 위탁취소 및 반품금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금지 ▲공급원가 변동 등에 따른 대금조정 ▲하도급대금 연동 등 하도급법 상 필수 기재사항 등을 기본적으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수급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했다.


아울러 ▲무효인 계약의 해제·해지 및 손해배상책임 ▲안전·보건조치, 중대재해 발생 시 조치, 안전사고예방 응급조치, 산업안전보건관리비(산업안전보건법) ▲지식재산권(특허법) 등 계약에 요구되는 채권·채무 및 책임 소재 등에 대한 기본 원칙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등 타법상 규제사항도 포함했다.


또 업종별 특수성을 반영해 보호구역 분류, 출입자에 대한 보안검색과 전문인력 입사·재직·퇴직 시 비밀유지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2차전지 관련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빛 보호에 관한 법률’의 핵심적 내용(2차전지 제조업)과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수급사업자의 목적물 제조에 있어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할 경우 준수해야 할 취급기준(도금업)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14개 업종 공통개정…‘원사업자 증명책임 강화’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증명책임 등도 명확히 했다. 이를 위해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 회피·감액 ▲물품 구매 강제 등과 관련한 분쟁 시 원사업자의 증명책임 등을 규정했다.


공정위는 “거래현실 및 거래조건을 합리화했고, 신설된 하도급법상 부당특약 무효 조항을 추가하는 등 하도급법 개정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항목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제조업 표준하도급계약서 중 음식료업종의 경우 수급사업자가 재생재료를 사용해 기구 및 용기·포장을 제조할 때에 식품위생법에 따라 적합성 인정을 받은 재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개정 제조업종은 고무·플라스틱, 금형, 섬유, 음식료, 의료기기, 정밀·광학기기, 제1차금속, 철근가공, 출판·인쇄, 화학업 등 10종이다.


또 용역업 표준하도급계약서에도 엔지니어링활동업종의 경우 원사업자가 원재료 등을 제공할 시 소유권 귀속관계 및 목적물 제작 완료 후 남은 원재료에 대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구입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 용역업종은 엔지니어링활동, 해운업 등 2종이다.


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는 조경식재공사업에 있어 원사업자가 공사완료된 목적물에 대한 유지관리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한 경우 이때 발생한 수급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은 고의 또는 과실없음을 증명한 경우 면책되도록 했다. 개정 건설업종은 소방시설공사, 조경식재공사업 등 2종이다.


산업재해 예방 조항 59개 전 업종에 공통 반영


서울 남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건설현장 모습.ⓒ뉴시스

산업재해 예방 관련 사항을 59개 전 업종 계약서에 반영했다.


산업현장에서 잇따른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자의 안전·보건조치,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에 작업중지 및 근로자 대피 조치, 화재방지 등 긴급·부득이한 경우의 응급조치 등 안전관리 조항을 계약 단계에서 포함하도록 전 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에 규정, 산업재해를 줄이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제·개정된 표준하도급계약서가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업종의 사업자단체와 협조해 교육·홍보하는 동시에 대한상의·중기중앙회·업종별 사업자단체 누리집에 게시해 사업자들에게 표준하도급계약서의 주요 내용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공정위는 “최근 하도급법 개정사항, 업종별 소관법령 등의 내용을 반영함으로써 협상력 등의 거래지위가 열악한 수급사업자의 권리가 보호돼 공정한 거래문화가 확산되고 거래현실 반영, 거래조건 합리화로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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