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까지 원숭이 관련 연구 종료 지시
트럼프 2기 행정부 기조인 동물 실험 축소 영향
과학계 갑작스런 연구 중단에 따른 부작용 우려
원숭이 임상 연구 관련 이미지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해 연말까지 원숭이를 이용한 모든 연구를 단계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물 실험 축소 기조에 따른 조치지만, 과학계에서는 전염병 연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과학저널 사이언스 보도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CDC의 샘 베이다는 최근 소속 과학자들에게 연내 원숭이 관련 연구를 종료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의제인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의 일환이다. 지시를 내린 샘 베이다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출신으로, 동물 연구 축소를 강조해 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뜻을 반영해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계는 당장 연구 중단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CDC가 사육 중인 원숭이들은 에이즈(HIV) 예방약인 ‘프렙’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백일해와 결핵 연구에도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관계자들은 전 세계 HIV 감염자가 4000만명이 넘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연구 중단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보라 풀러 워싱턴 국립영장류 연구센터 소장은 “원숭이 연구는 성병 감염을 막는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왔다”며 “다른 동물 모델로는 알아내기 어려운 성과들이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CDC 연구원들은 “연구의 완전 중단보다는 대학이나 국립 연구센터로 원숭이를 옮겨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보건복지부는 원숭이들을 인디애나주의 ‘평화로운 영장류 보호구역’으로 보내 은퇴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다. 200마리의 원숭이를 수용하는 데만 1400만 달러(약 196억원)가 들고 정착에 1년이 걸리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보건 당국은 동물 실험을 인간 세포주나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등 새로운 기술로 대체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신규 항체 약물의 동물 실험 요건을 완화했고, 국립보건원(NIH)은 동물 실험 대체를 위해 8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대안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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