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풍미·소담미·진율미…농가 인기 쑥쑥
국산 고구마 재배면적 2.8배
2030년 점유율 50% 목표
국산 고구마 주요 용도 및 특성. ⓒ농촌진흥청
국산 고구마가 외래품종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국내 고구마 산업의 중심 품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우수 품종 보급 확대에 힘입어 국산 고구마 품종 점유율이 2016년 14.9%에서 2025년 41.1%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재배면적도 2548h에서 7151h로 약 2.8배 늘었다고 밝혔다.
국산 품종 가운데서는 호풍미, 소담미, 진율미가 주력 품종으로 성장했다. 국산 고구마 재배면적의 73.5%를 차지하며 점유율 확대를 이끌고 있다.
호박고구마형 호풍미는 병해에 강하고 이상기상에서도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해 재배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급 4년 만에 전체 재배면적의 16.5%인 2860.7h를 차지해 1위 품종에 올랐다.
뒤를 이어 꿀고구마형 소담미는 7.2%(1244.2h), 밤고구마형 진율미는 6.6%(1149.7h), 호박고구마형 호감미는 5.5%(956.9h)를 기록하며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재배 지역은 충남 당진·논산·보령, 경기 여주·화성, 전남 해남·무안·영암 등으로 국산 품종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현재 농진청이 개발한 고구마 품종은 식용, 전분용, 가공용, 채소용, 관상용 등 용도별로 38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색깔고구마 신자미는 천연색소용 자색고구마로 음료와 제과·제빵, 떡류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신품종 보다미는 신자미보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2배 높고 부패율이 낮은 데다 병해충에도 강해 자색고구마 가공 산업을 이끌 차세대 품종으로 평가된다.
채소용 통채루는 잎자루가 자색으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기능성 채소 수요 확대로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은 후속 녹색 채소용 품종도 육성 중이다.
국내 고구마 잎자루 도매 거래 물량은 2021년 2996t에서 2024년 3597t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당 1501원에서 1853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44억9800만원에서 70억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국산 품종을 활용한 가공 제품도 확대되는 추세다. 호풍미와 소담미를 이용한 말랭이류, 진율미를 활용한 큐브형 제품이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충남 당진시는 기술 보급 블렌딩 협력 모델 시범사업을 통해 호풍미를 원료로 한 소주와 약과 등 지역 브랜드 가공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진청은 기후변화 대응형 고품질 품종 육성과 가공·수출 산업화를 병행해 2030년까지 국산 고구마 점유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재배 안정성이 우수한 용도별 맞춤 품종 개발, 고구마 생산 거점 단지 조성, 정식기와 복합 수확기 개발 등 기계화 생산 기반 확충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육성 중인 밤고구마형 목포124호와 꿀고구마형 목포127호는 복합 병해 저항성을 갖춘 유망 계통이다. 병해에 취약한 외래품종을 대체할 품종으로 꼽힌다.
두 품종은 오는 2027년부터 농가에 본격 보급해 소담미와 함께 수출 유망 품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소담미의 수출 물량은 전북 김제를 중심으로 2022년 5t, 1500만원에서 2024년 20t, 6000만원으로 늘었다.
전분용 목포123호는 전분 함량과 수율이 높은 계통으로, 2025년 12월 신품종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년 품종 출원 후 전분용 단지 조성을 위한 보급이 추진될 예정이다.
전분 수입량은 2020년 2만3587t에서 2024년 2만3764t 수준으로 등락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만3300달러에서 2만6933달러로 증가해 국산 전분용 고구마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곽도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국산 고구마가 맛과 기능성, 재배 안정성 면에서 외래품종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2030년까지 국산 점유율을 50퍼센트로 끌어올리고 수출과 산업화를 통해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는 K-고구마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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