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국장 투심 ‘극과극’…외인 ‘셀코리아’ vs 개미 ‘폭풍매수’ [긴급점검-고환율]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27 07:02  수정 2025.11.27 07:02

개미, 11월 들어 코스피 12.9조 사들여…빚투는 ‘사상 최대’

외인은 12.3억원 팔아…외인 순매도에 1500원 넘보는 환율

1400원 중반대 고환율 지속…연말연초엔 하향 안정화 전망

美 금리 인하 가능성에 환율 안정·외인 수급 복귀 ‘기대’

환율이 1500원에 바싹 다가선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셀코리아’에 나선 반면 개인은 뜨거운 투자 열기를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1500원에 가까워진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과 개인의 투자 전략이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은 ‘셀코리아’에 나섰으나, 개인은 여전히 국내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1월 들어 코스피를 12조9019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의 척도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증시 투자 열기가 뜨겁다.


금융투자협회에 집계된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5일 기준 26조667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8거래일 연속 증가 추세를 이어갔고, 지난 20일에는 26조8471억원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으로, 잔고 증가는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스피가 지난달 19.9% 상승한 것과 달리 이달 3.6% 하락했으나 여전히 빚투가 지속되는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에만 코스피를 약 12조331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외환시장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0원 넘게 올랐다. 특히 이달 5일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을 돌파한 데 이어 24일에는 1477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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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당분간 1400원 중반대의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연말·연초에는 환율의 하향 안정화를 점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 불확실성, AI 거품론 등과 맞물린 글로벌 증시 조정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안정되면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을 위해서는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복귀가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되살아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셀코리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코스피 기준 외국인 수급은 과매도 영역에 진입했다”며 “당국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화될 경우,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외국인 수급이 재차 매수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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