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안보 핵심 인력 ‘내항선원’
같은 일하는 ‘외항선원’과 차별
소득 비과세 혜택 차이 25배
“내·외항 똑같은 정책이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선원 부족 문제가 해운 물류 업계를 위기로 이끄는 가운데 내항선원 근무 환경과 소득 증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특히 비슷한 일을 하는 외항선원은 월 5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는 데 비해 내항선원은 20만원의 ‘승선수당’만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외항선원 경우 ‘소득세법’ 등에 따라 월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세 면세 혜택을 받는다. 외항선원 비과세는 해외 건설노동자와 함께 국제 경쟁력 확보, ‘외화벌이’ 차원에서 시작한 제도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국외 소득’이고, 국가 경제 필수 산업인 해운과 물류 시스템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이유다.
육상 노동자에 비해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자 정부는 외항선원에 대한 혜택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반면 같은 바다에서 근무하는 내항선원 비과세 혜택은 월 최대 20만원의 ‘승선 수당’뿐이다.
이 때문에 외항선원과 비교해 같은 일을 하는 내항선원이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내항선원 20만원 비과세
외항선원 500만원 비과세
선원들은 내·외항 구분 없이 ‘선원법’에 따라 근로 기준을 적용받는다. 일반 노동자들이 노동법 적용을 받는 것과 다르다. 선원법 제정 배경에는 해상노동의 특수성이 반영돼 있다.
선박은 해상위험에 처했을 때 홀로 대처해야 하는 존재다. ‘공동체’ 중심의 해상노동은 선원을 포함한 여러 사람 목숨, 재화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다.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은 이와 같은 해상노동의 특징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 선원법을 제정해 이들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이다. ILO 역시 선원 노동의 특수성을 인정해 별도법을 제정하도록 권고한다.
현행 ‘선원법’은 외항과 내항을 구분하지 않는다. 사실상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차이라면 먼바다에서 일하느냐 가까운 바다에서 일하느냐 정도다.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는 “선원 근로에 대한 이해와 실질적 조세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동종 동질의 근로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은 균형과 형평을 지향할 의무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항과 내항은 선원 감소라는 위기 상황도 똑같다. 오히려 외항선원 경우 비과세 혜택 등 확대로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항선원은 감소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내항선에 대한 역차별은 선원 이탈을 부른다. 정부 지원이 외항선에 집중하면서 기존 인력과 신규 인력 모두 내항선보다는 외항선 근무를 선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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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집중된 외항, 선원 수↑
상대적 소외 내항, 선원 감소 계속
내항선원은 경제적 기능뿐만 아니라 비상사태 때 국가 물류망을 책임지는 특별한 역할도 한다. 정부는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과 ‘국방동원업무에 관한 훈령’을 통해 내항선을 국가 기간운송망 역할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내항선원은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전략물자 수송의 핵심 자원으로 차출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 때 막중한 책임을 부여하면서 정작 혜택에서는 역차별한다는 게 내항 선원들 주장이다.
기획재정부 등 세제 당국은 내항선원에 대한 비과세 혜택 확대를 제조업 등 다른 노동자와의 차별이라며 반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항선원은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과세권이 애매하다. 그래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비과세가) 룰(rule)처럼 돼 있다”며 “이 때문에 (국외 소득인) 외항선원 소득과 내항선원 소득을 비교해서 형평을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외항선원 수익이 ‘국외 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과세가 국제적 ‘룰(rule)’이 됐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런 논리를 인정해도 차별적 상황은 그대로다. 내항선원과 같이 국내 근무하는 연구개발(R&D) 분야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 때문이다.
기재부는 지난 7월 해외 인력 국내 복귀 지원을 위해 인공지능(AI) 분야 석·박사급 인재가 국내로 복귀하면 소득세를 10년간 50% 감면하기로 했다. 이들은 국내 소득자임에도 ‘우수한 인력 유치’를 이유로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것은 내항선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항 업계 관계자들은 국가 물류 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하면 내항선원 또한 AI 인재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2년 경력의 선원 A 씨는 “말로는 국가 비상 인력이라면서 정작 비상 인력이 줄어드는 건 걱정이 안 되는 모양”이라며 “거칠고 힘든 일을 하면서 세금마저 차별받는 현실인데 좋은 후배들을 어떻게 기대하겠나”라고 꼬집었다.
A 씨는 “처음부터 내항 외항 구분 없이 혜택을 줬어야 한다”며 “(정부가) 세금 문제를 해결 안 하고 인력(내항선원)을 키우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60%가 노인…선원 고령화, 대형 사고 ‘시한폭탄’ [소외된 선원들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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