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투자결정 급증...내년 대규모 발주 국면 진입
확정 프로젝트만 117척...신조선가도 반등 기대
미국 정책 변화 흐름도 호재…FID 병목 해소 주목
미국 LNG 개발업체들의 프로젝트가 최종투자결정(FID 단계에 도달하며 내년 LNG선 신규 발주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역대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 사이클이 다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이 잇따라 확정돼 내년을 기점으로 대형 LNG선 발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LNG 개발업체들의 프로젝트가 연이어 FID 단계에 도달하며 LNG선 신규 발주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다. FID는 판매 계약과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의미여서 특별한 외부 변수가 없는 한 건설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은 내년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7500만GT(선박 전체의 용적을 톤수로 환산한 개념)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절대 규모는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국내 조선사의 수주 잔고 유지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내년 한국 조선 3사의 합산 수주금액은 3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LNG선을 중심으로 한 주력 선종 발주 확대와 특수선 수출, 이연된 해양플랜트 수주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LNG선은 내년을 기점으로 재차 발주 증가가 기대된다. 올해 7050만톤(t) 규모의 LNG 프로젝트 9개가 FID를 확정지었고 해당 프로젝트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된다. 프로젝트 가동 시점을 감안하면 LNG 운송을 위한 신조 발주는 내년부터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2029년 인도가 가능한 건조 슬롯에 수요가 몰리면서 선가 반등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FID가 확정된 프로젝트만 고려해도 LNG선 100척이 필요하고, 중단된 모잠비크 프로젝트의 예약 물량까지 포함하면 총 117척의 발주가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사의 연간 LNG선 건조능력은 약 70척 수준으로, 추가로 필요한 LNG선은 국내 LNG 도크(선박 건조장)의 2년치 물량”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선별 수주 기조는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후판 가격 안정화, 충당금 설정 선박의 인도 마무리 등으로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년에는 고선가 수주분의 비중 확대가 더해지며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박 대금을 주로 달러로 받는 조선사들은 고환율 환경에서 환차익 효과도 얻는다.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HD현대
미국의 정책 변화는 발주 확대를 앞당길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다. 최근 미국 하원에서는 ‘국내 LNG 잠재력 개방법(Unlocking Domestic LNG Potential Act)’이 가결돼 상원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LNG 수출 승인 권한을 기존 에너지부(DoE)에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DoE가 정치적 변수에 영향을 받는 반면, FERC는 기술·규제 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해 승인 절차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FID까지의 병목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법안의 상원 통과 시점은 우선 처리 법안 이후인 내년 상반기 초가를 예상한다”며 “후속 절차를 감안하면 FERC가 단독으로 LNG 수출 승인까지 결정할 수 있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는 LNG선 외에도 특수선과 해양플랜트가 내년 업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본격화되면 미 해군 함정 및 상선 관련 유지·보수·정비(MRO)와 건조 참여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회는 약 90척 수준의 미국 국적 국제항해 선박을 향후 250척까지 늘리는 ‘미국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도 논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발주는 줄었지만 국내 조선사는 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다”며 “내년 LNG선과 특수선 발주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수주 잔고와 실적 모두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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