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은 새롭고 웃음은 익숙한 ‘나혼자 프린스’ [볼 만해?]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5.11.16 12:17  수정 2025.11.16 12:18

영화 '나혼자 프린스' 속 이광수는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강준우를 연기했다. 역할 설정부터 영화인지 페이크 다큐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광수는 언론시사회에서 "스크린 속 강준우는 나와 다른 인물"이라고 분명하게 밝혔으나 아무리 봐도 이광수다.


19일 개봉하는 '나혼자 프린스'는 매니저, 여권, 돈 한 푼 없이 낯선 이국 땅에 혼자 남겨진 아시아 톱 배우 강준우가 펼치는 생존 코믹 로맨스다. 강준우는 라이징 스타 차도훈(강하늘 분)이 자리를 위협하고 대한민국 거장 감독 이원석(유재명 분)의 차기작 출연도 무산된 상황이다. 절친이자 매니저인 정한철(음문석 분)과의 관계까지 틀어지자 해외 광고 촬영 현장에서 홧김에 휴가를 선언하고 잠적해버린다.


그러나 우연한 사고로 핸드폰도, 돈도, 카드도, 여권도 없는 신세가 된 강준우. 자꾸만 엮이게 되는 타오(황하 분)와의 뜻밖의 인연으로 이어지는데,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한사장(조우진 분)이 등장하며 예측불가 대혼란이 펼쳐진다.


영화는 배경으로 선택한 베트남을 십분 활용한다. 강준우와 타오의 첫 만남부터 베트남 곳곳을 함께 누비는 과정까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한국에도 베트남 대표 음식으로 잘 일려진 콩커피·쌀국수·반미 등이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군다.


휴가 왔다 봉변을 당한 한국인 강준우와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 베트남 알바생 타오. 둘은 어설픈 영어로 소통하며 서사를 쌓는다. 하지만 이 설정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어로 말해도, 베트남어로 말해도 서로 알아듣는 장면이 이어진다. 표정 변화나 바디랭귀지도 없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장면에 의문점이 남는다.


그러나 관객이 두 사람의 관계성에 빠져들기까지의 과정은 자연스럽다.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장면은 어색하지 않고 타오의 본가에서 밤에 볼 뽀뽀를 나누는 장면은 오랜만에 극장에서 느껴지는 순도 높은 설렘을 준다.


192cm 이광수와 165cm 황하의 키 차이는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팬미팅 장면의 키스신만큼은 두 배우가 지나치게 불편해 보이는 탓에 감정이입이 끊긴다. 영화 전체에서 쌓아온 로맨틱한 흐름을 종결해야 할 장면에서 힘이 빠진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발목을 잡는 건 로맨스가 아니라 코미디다. 웃기긴 하다. 이광수 특유의 억울 개그는 타율 100%에 가깝고 몸개그도 자연스럽게 터진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이 강준우가 아니라 이광수로 보인다. 연기 톤은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니라 SBS '런닝맨'과 유튜브 '핑계고'에서 유재석을 대하던 톤과 너무 닮아 있다. 심지어 극 중에서 한사장이 강준우의 방송 활동을 찾아보는 장면에 이광수가 출연한 ‘핑계고’ 화면이 등장한다. 영화와 예능의 경계가 뒤섞이며 더욱 혼란을 준다.


'나혼자 프린스'의 베트남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만큼은 신선했다. 로맨스도 나름 잘 살렸다. 그러나 배우 이광수와 캐릭터 강준우의 경계가 끝까지 정리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러닝 타임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