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소재, 영리한 활용…문학, AI와 함께 찾는 돌파구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1.11 12:06  수정 2025.11.11 12:06

AI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화두를 던지는가 하면, 적절하게 활용해 효율성을 배가하기도 한다. ‘AI가 문학을 대체할 수 없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문학 시장에서도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이어가고 있다.


17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소설 ‘도쿄도 동정탑’은 전체 분량의 2%에 해당하는 분량을 AI로 작성했다.


AI가 쓴 문장을 작품에 담았다는 점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질 법도 했지만, 작중 인물들의 질문에 AI가 답변하는 내용을 AI로 풀어내며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의미있다’는 평을 받았다. 창작의 영역은 작가가 채우되, 필요한 부분에 적절하게 AI를 활용한 선례가 됐다.


문학 시장에서는 AI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질문을 던지는데 집중해 왔었다. 특히 SF 장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동식 작가의 AI를 소재로 한 초단편선 ‘보그나르 주식회사’로 독자들을 만났다. 열여덟 편의 초단편소설이 담긴 이 책을 통해 김동식 작가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이 된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배경으로, AI 관련 제품과 기술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 전 AI 장치를 이용해 하루를 바라는 대로 다시 사는 사람부터 AI 로봇 아내에게 전 재산을 상속한 대기업 회장 등 AI가 보편화된 사회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이 외에도 안톤 허의 ‘영원을 항하여’에서는 인공지늘 시대, 불멸의 존재가 된 인간을 통해 존재와 사랑에 대해 질문한 바 있다. 최근 ‘양면의 조개껍데기’에서 인간이 되고픈 기계, 인간이 된 후 기계로 돌아가고픈 존재 등 여러 종류의 비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김초엽 ᅟᅡᆽ까는 AI 시대, 인간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더불어 김초엽 작가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AI에게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창작 행위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AI 시대 필요한 고민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김동식 작가가 ‘보그나르 주식회사’에서 AI를 둘러싼 상상력을 펼쳐내면서도 “AI가 모든 예술을 대체한 시대이지만, 예술가를 대체한 건 아니었으니까. 그것은 고유하니까.”라고 말한 것처럼,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시선은 분명하다.


다만 ‘도쿄도 동정탑’처럼, AI를 적절하게 활용해 창작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윤여경 작가 등 7명이 챗GPT와 함께 쓴 소설집 ‘매니페스토’가 출간되기도 했으며, 소설가 로빈 슬론은 AI 스토리 툴을 활용해 작품의 서사 방향성을 구성했다고 알려졌다. 한 청소년 문학프로그램에서는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시각화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공지하기도 했었다. 인간보다 다양한 해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되는 AI 번역이지만, 번역과 AI를 접목하는 교육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 ‘대체’가 아닌 어떤 활용을 고민하는 것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10년 차 책방지기 요조는 출판사 민음사의 유튜브 채널에서 바둑계에 AI가 침투한 사례를 짚으며 “AI가 등장했을 때 작가들은, 또 독자들은 어떻게 바뀔지 출판사 마케팅은 또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라고 출판 시장 여러 분야에 AI 활용이 이어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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