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선택 아닌 필수인 이유 [방향타 없는 금융AI③]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11.08 07:31  수정 2025.11.08 07:31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의 '상승작용'

AI 통해 고객 직거래 가능…기존 금융권 패싱 우려

AI간 거래시 스테이블코인으로 실시간 정산

"기껏 꾸린 AI 생태계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쓰면 허망"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인공지능(AI) 파급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금융업계에선 AI가 투자 문법을 송두리째 바꿀 거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에선 AI를 전면에 내세운 금융 서비스들이 저변을 넓혀가고 있지만, 국내에선 규제 등의 여파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AI 서비스에 대한 실효적 규율 방안, AI 서비스가 금융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정책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AI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힘을 잃고 핸드폰에 직접 명령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 생태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AI 에이전트 등장과 맞물린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로 기존 금융 문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자산운용사는 은행,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직거래가 가능해지고, 엄청난 속도로 이뤄지는 AI의 정보 이용료 정산은 실시간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생태계 구축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 관련기사 보기
과기부 장관이 금융 규제를?…시급한 거버넌스 구축 [방향타 없는 금융AI②]
뛰는 제조업계, 살금살금 금융업계 [방향타 없는 금융AI①]


챗GPT를 사용 중인 컴퓨터 모니터를 배경으로 오픈(Open)AI 로고가 띄워진 스마트폰이 위치해 있다(자료사진). ⓒ AP/뉴시스

금융권은 AI 기술 발달, 특히 AI 에이전트 등장으로 "금융 작동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는 호텔을 예약하려면 중개 사이트에 접속해 일일이 비교를 거쳐 투숙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예약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AI 기술 발전에 따라 '말 한마디'로 원하는 호텔 예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사멸하고, AI 플랫폼으로 데이터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 상품 가입 방식도 AI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는 연동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챗(Chat)GPT 등 시장을 주도하는 AI가 자사 데이터를 손쉽게 취합할 수 있도록, 사실상 "GPT에 납품한다는 마음으로 툴(tool)화 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작업은 스테이블코인 등장으로 더욱 중요해졌다. 금융 상품을 포함해 어떤 상품이든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고객과의 직거래가 가능해지는 만큼, 기존 금융 사업자로선 어떻게든 AI와의 연결고리를 확장해 둘 필요가 커졌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일부 상품을 은행이나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노현빈 신한투자증권 AI부서장은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던 은행과 증권사를 '패싱'해버린 것"이라며 "고객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데이터상으로 증권사들은 다 느끼고 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모든 서비스가 호환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 같은 라이선스가 없더라도 '그쪽에 붙을 여지를 만들어야 미래에 안 죽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 최고 제품 책임자 크리스 콕스가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AI 에이전트가 일상화될 경우, 정보(데이터)에 대한 대가 지불 방식도 새롭게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정보 이용료를 구독료나 광고료 형태로 지불하고 있지만, 향후 AI 에이전트가 상용화되면 몇 초 사이 무한대에 가까운 정보 소스를 검토하게 되는 만큼, '건당 몇 원' 형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실시간 정산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다.


일례로 "주요 기사 정리"를 요청받은 '스마트폰 AI 에이전트'는 각 언론사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언론사 측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보 이용료를 주고받게 된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기존 광고 모델은 상당 부분 깨지게 돼 있다"며 "돈을 주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거래하게 될 것이다. 현재 가능한 결제수단은 스테이블코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가 AI 생태계를 만들고 금융 AI를 만들었는데 밑바닥에서 AI 에이전트들이 거래할 때 달러화·엔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다면 너무 허망한 일"이라며 "AI 시대에 걸맞은 금융 거래의 툴,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끝>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