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살리고, 비용은 줄이고’…직거래 확대로 수산물 유통 4단계 압축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11.04 09:34  수정 2025.11.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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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발표

기존 6단계 유통구조 4단계로 축소

중·도매인 거치지 않고 최대한 직거래

다양한 구조 탓 소비자 체감까진 시일 필요

부산공동어시장 상인들이 고등어 경매를 위해 모여들고 있다.(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기후위기로 식탁 물가가 들썩이며 서민 가계 부담을 가중하자 해양수산부가 수산물 가격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6단계 구조로 된 유통망을 4단계로 축소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주요 수산물 가격 변동성을 크게 낮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산물 유통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소비 행태 또한 제각각이라 소비자가 피부로 가격 인하를 느끼기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4일 경제장관회의에서 4대 추진 방향, 8대 추진 과제를 담은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수산물은 전통적인 유통경로인 위판장, 도매시장을 거치면서 이동·대기 시간에 따른 효율성 저하로 근본적 개선이 요구됐다”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해수부는 “쉽게 부패·변질되는 특성상 콜드체인이 필수고, 유통 과정상 필수시설로 농산물 대비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며 “복잡한 경로와 현장 경매·수작업 중심 구조 또한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해수부는 ▲유통경로 간소화 ▲신 유통경로 신설 ▲스마트 혁신으로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기반 유통 투명화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유통경로를 간소화한다. 현재 다수 수산물은 생산자→ 산지 위판장→ 산지 중·도매인→ 소비지 도매시장→ 소비지 중←도매인→ 소매상→ 소비자로 총 6단계를 거친다.


해수부는 이를 4단계로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위판장과 중·도매인을 제외하는 방식이다. 생산자가 어획한 수산물은 곧바로 산지거점유통센터(FPC)로 간다. 이는 다시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로 보내 소매상으로 넘어간다. 소비자는 소매상에서 직접 수산물을 구매하면 된다. FPC와 FDC가 각각 산지와 소비지 위판장, 중·도매인을 대체하게 된다.


FPC는 수산물 처리 물량을 규모화하고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산물을 수집·가공·판매할 목적으로 보관·포장·가공·배송·판매 등을 하는 시설이다. FDC는 전국에서 생산한 수산물을 취합해 소비지로 직접 출하하기 위해 권역별로 구축하는 시설이다.


해수부 계획은 산지에서 갓 잡은 수산물을 FPC에서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가공하고, 이를 소비지 근처 FDC에서 집적·분산해 소비자까지 저온 유통으로 신선하게 배송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FPC를 현재 16곳에서 4곳 확대한다. FDC도 기존 2곳에서 1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품목 확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수산물 품목도 현재 60개에서 134개로 늘린다. 판매자 가입 요건을 완화해 진입 장벽도 낮춘다. 판매자 거래 규모(연간 20억원) 제한을 없애고, 산지 중·도매인과 판·구매자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에서는 품질 확인이 어려워 거래 실적이 많지 않았는데, 축산물 등급과 같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품질 등급 판별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수협 공판장과 여신 시스템을 연계해 거래 편의도 높인다.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온라인 위판으로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 어업인들이 조업 후 귀항하면서 선상에서 모바일 기기로 위판할 수 있도록 ICT를 활용한 온라인 위판(전자 경매) 시스템을 도입한다.


세종시 한 대형마트에서 '2025 대한민국수산대전'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더불어 고등어와 갈치 등 대중성 어종을 대상으로 유통 단계별 영상을 수집해 자동으로 기록하고 수집된 정보를 빅데이터화 해 유통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모바일 위판은 처음에는 기존 중·도매인들이 위주가 되겠지만 제도가 안정화하면 일반 소비자들도 직접 경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신선한 수산물을 가까운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수산물 전문 직매장’을 확대한다. 해수부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수산물 전문 직매장을 설치해 소비자들이 산지 수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우선 올해 수도권에 30개소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충청권에서 30개소 개설할 계획이다.


기존 도매시장은 식당 등으로 실시간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시장 내 단순 가공·분산 시설을 설치해 직접 판매·배송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양식 육성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양식품종 전환과 양식지 이동 지원을 강화한다. 종자시설 스마트·자원화 지원과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안정적인 물가관리 여건을 조성한다.


AI 기반 수급 예측 모형 개발로 시장 대응력 강화


고수온 등 대량 폐사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사후 재해 복구 중심에서 피해 예방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긴급 방류 제도 절차를 개선하고, 재해 대응 장비 사전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수급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요 수산물 ‘수급 예측 모형’을 개발한다. 고등어와 갈치, 오징어, 명태, 참조기, 마른 멸치를 대상으로 생산과 수급, 수요를 연동한 AI 기반 종합 예측 모형을 고도화한다. 양식 수산물은 김과 굴, 전복, 광어에 AI 수급 예측 모형을 적용한다.


나아가 수산물에 특화한 소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유통구조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도매 시장별 상품·거래 데이터도 표준화 한다. 주요 도매시장부터 전자송품장을 시범 적용한다. 전자송품장을 통해 위판 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가격의 급등락을 방지한다. 또한 결제자금 융자 지원 확대 등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해 경매 의존도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한다.


수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도 키운다. 어획 시작부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위판 데이터 실시간 전송 체계를 구축한다. 수협 ‘바다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을 제정해 어획증명제 도입·확대 기반을 마련한다.


대형 유통사와 양식장 수산물 이력제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해 소비자에게 유통 정보 제공을 확대한다.


다만 이번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이 실제 가격 안정화까지 이어지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산물 유통 구조가 복잡하고, 상품별로 소비 형태, 가공 방식 등이 제각각이어서 맞춤형 대책을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들이 수산물 가격 인하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수산물 유통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라며 “합리적인 가격 형성과 신뢰받는 유통환경 조성을 위해 이번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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