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방어에 올 3분기 실적 5조원 근접할 듯
상생금융 압박에 재원 마련 부담까지 더해
내년부터는 호실적 가속도 떨어질 수도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 3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각 금융지주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5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출 규제와 환율 급등, 2분기 최고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효과적인 이익 방어와 비이자 부문의 약진으로 호실적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내년부터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막대한 이익을 거둔 은행권을 향한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오지 않아 일각에서는 '속 빈 강정'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총 4조954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약 1.37% 늘어난 규모다.
그룹별로는 KB금융이 1조5627억원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1조3495억원), 하나금융(1조669억원), 우리금융(9758억원)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의 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돼 은행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뛰어넘는 수치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도 선별적인 금리 조정을 통해 예대금리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효과적인 NIM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3분기 실적은 비이자이익 부문의 활약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자산관리(WM)와 증권·투자은행(IB) 부문 수익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최근 국내 증시 활황의 영향도 있다. 유가증권 관련 순익이 늘고 수수료 이익이 증가하면서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의 실적을 든든하게 받쳐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호실적이 내년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상생금융 요구 및 재원 압박이 은행권의 실적을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 정부는 배드뱅크 등 상생금융 정책을 추진하면서 은행권에 재원을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융권에만 막대한 부담을 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나 재원 부담 가이드라인도 없다.
실제로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배드뱅크(부실채권 전담은행)' 설립 지원 등 거론됐던 재원 마련 방안은 대부분 의무가 아닌 자율에 맡겨져 사실상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는 압박에 선뜻 거액의 재원을 내놓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제도적 뒷받침 없이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상생금융의 취지와는 다르게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책임만 은행권에 전가하는 모양새"라며 "은행권의 선의에만 기대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