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와 ‘윈윈’ 필요”…지역 출판에 필요한 ‘맞춤형’ 변화 [‘지역 출판’의 현재③]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0.27 14:19  수정 2025.10.27 14:19

‘강물이 흐르는 작은 도시에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고 출판사를 소개하는 강원도 춘천의 그림책 출판사 도서출판 핑거의 조미자 대표는 각종 행사 참석 및 주최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도, “출판사의 대부분 업무가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작은 출판사이지만, 이러한 장점을 오히려 잘 활용하려고 한다. 출판사의 방향과 규모에 맞는 방식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고 지역 출판사만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림책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으로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의 ‘오페라 프리마’ 대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음에도, “독자와의 교류를 위한 행사에 섬세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다”고 지역 출판사의 어려움을 언급한 조 대표는 이를 핑거의 개성으로 승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대다수 지역 출판사들은 ‘지역 한계’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단점이 아닌 강점으로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8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된 한국 출판사들의 현황을 고려하면, 소수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특장점을 잘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북 괴산에서 6년째 출판사 정한책방을 운영 중인 천정한 대표는 이 같은 강점을 더욱 영리하게 기획한다면, 전국의 독자들에게 지역 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생 지역 출판사 시각에서 보면, 지역 출판은 지역 문인 작품 중심으로 치우쳐 있거나 콘텐츠 기획, 책의 품질면에서 상당히 대중들의 눈높이와 떨어진 경우도 있다”고 아쉬움을 언급하면서 “지역의 역사, 문화예술, 인물 등 유무형 자원들을 잘 발굴하고 기획해 대중들의 니즈에 맞게 가공하고 편집,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곧 지역 출판사를 향한 정부 또는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역에 인재들이 머무르거나 유입되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를 계승하고 알리는 역할을 지역 출판사가 할 수 있다. 이에 현재도 인천, 광주 등에서 지역 출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진흥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우수 출판물 제작 및 보급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지역 출판 진흥조례안이 제정돼 시행 중이며 ‘책의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에서도 지역 출판사를 향한 지원이 이뤄지는 등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역 출판사의 도서를 지역 도서관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활성화’를 위해선 출판인을 위한 지원 외에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이 함께 마련되는 등 지역의 책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천 대표는 ‘광주광역시 출판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 연구용역을 맡아 진행한 당시 전국 각 지자체별로 지역출판 활성화 지원 조례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 정책은 전무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역 출판의 활성화는 그 지역의 책문화 생태계 활성화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지역 내 출판사, 서점, 도서관, 독서 모임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들의 니즈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책 읽는 문화를 지역에서 만들기 위해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전체적인 방향성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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