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집사 로봇 '볼리'와 'Q9' 출시 연기
가사 지원 기능 미흡하다는 한계 지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를 예정했던 AI 집사 로봇 '볼리'와 'Q9'의 출시를 연기했다. 양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로봇 기술과 가정 내 역할 재조정을 반영해, 기존 폼팩터 기반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사 노동에 최적화된 새로운 로봇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나 사실상 중국 경쟁사에 비해 '로봇' 관련 제품 기술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내에 AI 집사 로봇을 출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최근 양사의 가전사업 수장들이 출시 연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는 분석이다. 삼성 볼리와 LG Q9은 각각 2020년과 2024년 CES에서 공개돼 주목을 받아왔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AI 집사로봇 '볼리'를, LG전자는 연내 'Q9'을 출시할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러나 자율 주행과 AI 음성 인식 외에도 집안 곳곳을 대상으로 한 가사 지원 기능이 미흡하다는 점이 한계로 꾸준히 지적돼왔다. 특히 TV와 로봇청소기 등 AI 가전제품들이 집사 로봇의 기존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출시에 대한 실질적 매력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높은 가격 부담 역시 출시 지연 배경으로 꼽혔다.
반면 중국 주요 가전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앞세워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센스, TCL 등이 최근 국제가전전시회에서 AI 집사 로봇 '에이미(AiMe)'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 외에도 유니트리 등 로봇 기업들이 차별화된 소형 로봇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레인보우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전문 로봇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기존 로봇 기술 발전 속도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사용자 가사 지원에 물리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으로 다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용석우 삼성전자 VD 사업부장 사장 역시 "필드테스트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며 "빨리 극복해 출시 시기를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사의 가정용 로봇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시장은 사실상 중국 기업 주도로 형성됐으며, AI 집사 로봇 시장에서도 중국의 저가·기술 경쟁이 치열해 국내 기업들이 신속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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