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큰형님들, 손 잡고 일 낸다"…네이버 치지직, 넥슨 업고 스트리밍 시장 재편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10.01 14:14  수정 2025.10.01 14:20

네이버-넥슨, 데이터·콘텐츠·플랫폼 아우르는 협력

네이버 결제, 넥슨에 적용…스테이블코인 활용 기대감도

치지직과 넥슨 IP 컬래버…콘텐츠 기획 및 독점 송출 전망

韓 스트리밍 시장 정체, 게임·예능·스포츠로 새 손님 모객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오른쪽)가 지난 9월 25일 경기도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네이버

국내 대형 IT(정보기술) 기업인 네이버와 넥슨이 뭉쳤다. 계정 연동·콘텐츠 제작·결제 지원을 기반으로 양사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은 넥슨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콘텐츠 공동 기획이나 독점 송출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넥슨은 지난달 25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한 협업으로, 이용자의 일상과 게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 계정과 결제 시스템이 넥슨 서비스에 적용된다. 앞으로 이용자는 네이버 로그인으로 넥슨 계정 로그인을 할 수 있으며, 네이버페이를 통해 넥슨 캐시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가 최근 두나무와 합병을 추진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상 중인 만큼, 향후 네이버표 스테이블코인이 넥슨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내 재화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넥슨은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를 거점으로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넥스페이스는 지난 5월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N'을 출시하고, 자체 코인 NXPC를 빗썸·업비트 등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기도 했다.


양사 협력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콘텐츠다. 치지직과 연계한 전략적 IP 협업 등 콘텐츠 공동 운영을 이어간다. 넥슨의 게임 리그나 이벤트를 치지직에서 중계하고, 오프라인 굿즈 판매를 네이버 예약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앞서 넥슨이 지난달 주최한 축구 경기 '아이콘매치 2025'는 치지직에서 중계됐고, 굿즈는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에서 판매됐다. 이와 유사한 방식이 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이들은 넥슨 게임 내 스트리밍 버튼을 통해 치지직으로 바로 연결하거나, 반대로 치지직에서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곧바로 게임 플레이로 이어지는 구조도 협의하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콘텐츠 탭과 PC 메인 화면에 넥슨 게임 노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다양화, 넥슨은 이용자 확대 측면에서 '윈윈'을 노린다.


올해 네이버는 치지직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스트리밍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 지난 7월 글로벌 e스포츠 페스티벌 'Esports World Cup(EWC)' 독점 중계권을 따내며 콘텐츠 확보의 파급력을 확인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EWC 대회 기간 동안 누적 시청자 수는 3100만명, 공식 중계 채널 누적 페이지뷰는 4900만을 기록했다. 신규 유입자 수도 전월 대비 48% 올랐다.


치지직은 게임 콘텐츠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스포츠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SOOP과의 경쟁을 넘어 시장 전체의 외연 확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400만~500만명 수준에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특정 콘텐츠 독점 송출 등 일시적인 이슈에 따라 SOOP과 치지직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하지만, 전체 이용자 규모가 제자리걸음인 만큼 시장 외연 확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치지직은 게임을 넘어 예능, 스포츠 등으로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약을 맺고 11월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 4경기를 무료 생중계하기로 했다. 앞서 6월에는 골프 경기 'PGA US 오픈 챔피언십', 9월에는 축구 경기 'FIFA U-20 월드컵'을 중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치지직은 커뮤니티형 시청 경험 제공을 타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제시한다. 스트리머 및 시청자들과 콘텐츠를 함께 보는 '같이보기' 기능으로 콘텐츠 몰입도와 실시간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같이보기 콘텐츠의 누적 시청시간은 약 7644만 시간이었으며, 총 4만9000건 이상의 라이브 방송이 같이 보기로 진행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생태계 고도화 전략과 기술 기반의 고품질 중계 경험으로 이뤄낸 주요 성과를 토대로, 치지직은 지속적으로 시청 편의성을 높이고 수요가 높은 다양한 콘텐츠들을 수급 및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이 보유한 콘텐츠 경쟁력과 국내 최대의 플랫폼을 보유한 네이버의 이용자 데이터 결합으로 유저들에게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양사 유저들의 일상에 게임이 더욱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양사 공동의 목표와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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