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여의도 외식 경험 바꾸다…밸류애드 전략 ‘눈길’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19 17:15  수정 2025.09.19 17:15

리모델링부터 용도 변경, 임차 구조 개선 등으로 건물 가치 향상

씨티플라자 내부수익률 30% 상회…오투타워 평당 최고가 매각

원센티널에 ‘흑백요리사’ 셰프 매장 입점…직장인 외식 수요 고려

ⓒ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이 여의도 직장인들의 외식 경험을 바꾸고 있다. 씨티플라자의 ‘식객촌’, 오투타워의 ‘오투테라스’에 이어 최근 원센티널에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매장까지 유치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밸류애드(Value-Add) 성과다. 밸류애드는 ▲리모델링 ▲증축 ▲용도 변경 ▲임차 구조 개선 등을 통해 건물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부동산 투자 방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여의도표 밸류애드’는 지난 2015년 씨티플라자에서 시작됐다. 여의도 IFC 옆에 위치한 씨티플라자 건물 저층부 3개층 상가를 층당 240㎡씩 증축하고, 화단은 테라스로 개선했다. 식객촌 등 F&B 매장을 유치한 결과, 투자 기간 2년 만에 자산 매각에 성공하며 내부수익률(IRR) 30%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밸류애드 전용 블라인드펀드로 매입한 오투타워(구 HP빌딩)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적용했다. 여의도역 3번 출구 앞 교차로에 위치한 이 건물에 약 1000㎡를 수평 증축하고, 외부에서 지상 3층까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오투테라스’로 명명된 상업공간에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오복수산, 히노노리, 탭퍼블릭 등을 유치했다. 이에 따라 건물의 순영업이익(NOI)은 종전보다 30% 이상 상승했고, 2021년 평당(3.3㎡) 2400만원에 매각됐다. 이는 당시 여의도 오피스 평당 최고가다.


원센티널(구 신한금융투자타워)은 이지스 밸류애드 전략의 최신 버전이다. 지난 2022년 6395억원에 매입한 이 건물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층 규모의 리테일 공간을 조성했다.


지하 1층에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김병묵 셰프의 ‘야키토리 묵’, 조서형 셰프의 ‘여의도 요정’이 들어선다. 스타 셰프인 남준영 셰프의 ‘키보 락앤롤’도 있다.


건물 외관에는 곡면 미디어 광고판을 설치해 존재감을 높였다. 이처럼 이지스자산운용은 직장인 외식 수요가 높은 여의도에서 오피스 저층부를 F&B 중심 상업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건물 가치를 높여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밸류애드 전략은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된다. 충무로 15빌딩(구 티마크 호텔 명동)의 경우, 호텔을 오피스로 용도 변경했다. 현재는 SK리츠가 매입해 SK그룹사들이 사용하는 SK-C타워로 거듭났다.


남산소월타워와 남산스퀘어는 외관과 내부 개선에 집중했다. 남산소월타워는 리노베이션을 거쳐 외관을 어두운 초록색에서 밝은 아이보리색으로 바꾸고, 증축을 통해 전용률을 4%포인트 높였다. 주 임차인인 SK텔레콤과 5년 이상 재계약도 체결해 임차 안정성을 개선했다.


남산스퀘어는 건물 전면에 소나무·대형 원석·아트월 등으로 조경을 조성하고, 2층 메자닌 공간에 임차사 전용 라운지를 만들었다. 남산스퀘어는 올해 2월 5800억원 규모로 매각됐다.


지난 2018년 매입한 삼일빌딩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대표적인 리모델링 사례 중 하나다. ‘한국 마천루의 효시’로 불리는 이 건물의 커튼월 구조와 재료는 유지하면서 단열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50년 전 콘크리트 구조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 역사성을 부각했다. 이 프로젝트로 삼일빌딩은 2021년 한국리모델링 건축대전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이후 NH아문디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밸류애드 전략 성공 요인으로 시장 수요 분석을 꼽는다. 또한 건축법규와 구조적 제약 내에서 최적의 공간 활용 방안을 찾아내는 기획력, 이를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이 요구된다. 삼일빌딩처럼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기능을 추가하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밸류애드의 성공 여부는 지역 특성과 시장 수요, 투자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단순한 물리적 개선을 넘어 그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읽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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