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등록 특허 소송, 33년 대법 판례 뒤집어…국세청 4조원 지켰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9.18 16:19  수정 2025.09.18 17:05

SK하이닉스 원천징수 반환소송

5년 공방 끝 대법원 원심 파기 환송

“특허 대가 지급한 국가에 과세권”

국세청 전경. ⓒ데일리안 DB

국내 미등록 특허에 지급하는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할 길이 열리게 됐다. 더불어 그동안 과세해 온 세금 약 4조2000억원을 환급할 필요도 없게 됐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이 SK하이닉스와 소송 끝에 33년간 유지되던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결과다.


국세청은 18일 “국내 미등록 특허 사용료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에 대한 소송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를 거쳐 국가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파기 환송 내용은 다음과 같다.


SK하이닉스는 과거 한 미국 회사와 미국에 등록돼 있고 국내에는 미등록된 특허권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회사에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한국 국세청에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납부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해당 특허가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원천징수가 부당하다며 국세청을 상대로 세금 환급 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그동안 우리 기업이 제조 등에서 미국 기업의 특허 기술 등을 사용하고 대가를 지급하기 때문에 국내 미등록 특허에 대한 사용료를 국내 원천소득으로 판단해 왔다.


소송 결과 1·2심 법원은 SK하이닉스 손을 들어 줬다. 법원은 특허는 등록된 국가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특허속지주의’를 들어 외국 특허는 국내원천소득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한·미 조사협약’을 근거로 1·2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미 조세협약에는 특허 사용에 있어 사용료를 지급한 국가에 원천을 둔 소득으로 취급한다. 특허를 사용하고 그 대가를 지급한 국가가 과세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체결된 지 50년 가까이 지난 한미 조세조약의 입법 자료를 찾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가 간 정보교환 등 제도를 활용해 미국에서도 특허의 등록지 기준이 아닌, 실제 사용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는 증거 자료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약 5년간의 법적 다툼 끝에 대법원에서 국세청 승소 취지의 파기 환송을 이끌었다.


이번 판결로 현재 진행 중인 유사 소송 98건(4조2000억원)의 세금 환급 문제도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에 관한 원천소득징수 문제도 논란을 일단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은 “국내 미등록 특허에 대한 국내 과세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은 국가 재정 확충이라는 국세청 근본 사명과 맞닿아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세액만 추산해도 4조원이 넘어서는 규모인데, 판례 변경이 되지 않았다면 모두 국외로 지급돼야 할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정부 정책 추진에 밑바탕이 되는 국가 재원 마련을 위해 정당한 과세 처분을 끝까지 유지하고 국내 과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