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미래 결정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비만치료제 출시 앞둔 한미약품 관심도 1위
유한양행 렉라자 글로벌 출시 성과도 계속
최근 제약 업계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항암제, 비만치료제와 같은 특정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 업계에서 꾸준히 항암 분야가 높은 관심을 받아온 가운데 최근 GLP-1 계열 비만 신약이 출시되면서 비만치료제 역시 새로운 관심 분야로 부상했다.
신약 개발의 성패가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제약 업계에서 대중의 관심은 곧 제약사의 미래 가치 척도로 여겨진다. 18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발표한 ‘지난 2개월간 국내 주요 제약사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온라인 정보량 분석’에 따르면,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받고 있는 한미약품이 관심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 입지를 다지고 있는 유한양행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주목 받은 일동제약이 그 뒤를 나란히 이으며, 시장의 관심이 특정 유망 분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조사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총 2723건의 정보량을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관심도 1위에 올랐다. 이러한 관심의 중심에는 단연 비만치료제가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이어 지난 8월 일라이릴리가 ‘마운자로’를 국내에 출시하며 한미약품의 비만 관련 파이프라인이 다시 부상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안에 자체 개발 중인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2026년 하반기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06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약 20년 만의 결실이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도 꼽히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중 감소에 합병증 조절 기능이 더해져 예방 및 유지 요법 시장에서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2030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최대 25.5%로 예측하고 있다. 향후 위고비 점유율은 27.5%로 예상,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근소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GLP-1 시장은 ‘가격’이 소비에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되는 조건”이라며 “저렴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최대 시장 점유율 약 25.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위는 2313건의 정보량을 기록한 유한양행이 차지했다.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계열의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성과가 이어지며 관심을 이끌었다.
유한양행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FDA 허들을 넘은 국산 항암제는 렉라자가 최초다. 렉라자는 출시 1년 만에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영국, 일본, 캐나다에서 허가를 받았다. 지난 8월 초에는 중국의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빅 3’ 시장에 모두 진출했다.
렉라자의 매출 상승에 따라 유한양행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존슨앤드존슨에 렉라자를 총 9억5000만 달러(약 1조3158억원)에 기술 수출했다. 이 중 미국 및 일본 상업화 등에 따라 1억7500만 달러는 수령한 상태로, 향후 7억2500만 달러의 경상기술료가 남아 있다.
3위에는 1145건을 기록한 일동제약이 차지했다. 1, 2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 규모에도 1000건이 넘는 높은 정보량을 기록했다. 이는 일동제약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대사성 질환과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영향이다.
일동제약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R&D 파이프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일동제약그룹의 계열사 아이디언스는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에 대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5개국과 중동·북아프리카(GCC) 6개국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보였다.
일동제약이 물적 분할 방식으로 R&D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유노비아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GLP-1 계열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의 국내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2개월간 제약사 신약 관련 전체 정보량은 총 862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9% 감소했다”며 “전체적인 관심은 줄었지만 비만이나 항암 등 특정 분야의 대형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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