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7일 강남3구·용산 토허제 연장 논의 예정
국토부 입김 작용하나…마포·성동 등 확대 ‘주목’
투기 수요 억제 단기 조치…공급 정책 제동 ‘우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도 관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서울시와 국토부간 긴장감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당장 이달 말 토허제 기한이 만료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에 대해선 연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추가 지정과 관련해선 정부와 서울시 간 충돌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 정책과 별개로 서울시가 최근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에 고삐를 당기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시장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단 해석도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17일 개최되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대한 토허제 지정 구역 연장 여부를 심사한다.
토허제는 일정 지역을 지정해 부동산 거래 시 관할 자치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실수요 위주의 거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시는 지난 2월 일명 ‘잠삼대청’으로 불리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토허제를 해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하자 강남3구와 용산 소재 2200여 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토허제를 확대·재지정했다.
당시 시는 6개월 간 토허제를 적용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연장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토허제를 비롯해 6·27 대출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는 등 집값 상승세가 완전히 사그라들진 않은 상태다. 이에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허제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9·7 주택공급대책’에서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주목되는 변수다.
현행법상 국토부 장관은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쳐 있는 지역이나 국가 개발사업 관련 지역에 대해서만 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기 우려가 있거나 시장이 과열된 동일 시·도 내 지역에서도 국토부 장관이 토허제를 지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기로 했고 관련 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현재 시·도지사에게 집중돼 있는 토허제 지정 권한을 국토부 장관에게도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서울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서울시가 직접 판단해 주도적으로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국토부와의 조율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사실상 서울 주택시장이 중앙정부의 통제 하에 있게 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장에서는 토허제 지정과 관련, 서울시와 국토부가 어느 정도 협의를 이룰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지난 7월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토허제 같은 정책적 접근은 비상시에 쓰는 비상정책”이라며 “정부의 금융 정책으로 어느 정도 급등세는 잡히고 있어 토허제 (확대 지정은) 고려할 단계가 전혀 아닌 걸로 보여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정부는 집값 상승 및 수요 억제에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개최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투기 억제를 위해 대책을 반복적으로 낼 수밖에 없다”며 “끊임없이 초과 수요 또는 투기 수요를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선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 모두 나온 상황에서 정부가 단기 처방 카드로 토허제 확대를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꿈틀거리는 집값 상승세를 감안해 마포·성동구를 비롯해 경기 과천·분당 일대 지역이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자칫 정부가 집값 불안을 잡기 위해 토허제 확대 조치를 밀어붙일 경우, 서울시 주택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신고가가 나오는 사례도 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는 거래량도 가격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6·27 대출규제 이후 마포·성동구 등 주변 지역으로 과열 현상이 관측됐으나 이 역시 지금은 굉장히 제한적이어서 토허제를 확대할 필요성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토허제 지정 권한을 정부와 지자체가 모두 가지면 신속하게 정부 의지대로 시장을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지자체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서울시의 민간 주도 공급과 정부의 공공 주도 공급 정책 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 자체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서울시와 협의하는 단계를 줄이면서 시장 상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조치”라며 “갈등이 생기는 경우를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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