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반짝임…‘린다 린다 린다’ 20주년 재개봉 [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9.12 18:11  수정 2025.09.12 18:12

17일 개봉

국경을 초월한 청춘 영화 '린다 린다 린다'가 20년 만에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왔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배우 배두나, 마에다 아키, 카시이 유우, 세키네 시오리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린다 린다 린다'는 고교생활 마지막을 장식할 축제를 준비하는 여고생 밴드와 얼떨결에 보컬이 된 한국인 유학생 '송'의 서툴고 반짝이는 청춘을 그린 영화다. 2006년 개봉작으로4K 리마스터링돼 20년 만에 재개봉하면서 '린다 린다 린다'의 주역들이 모였다.


배두나가 밴드 파란 마음의 보컬 송 역을 맡았으며, 일본 배우 마에다 아키는 드러머 쿄코, 카시이 유우는 기타리스트 케이, 세키네 시오리는 베이시스트 노조미로 함께 출연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이 영화를 처음 만들었을 때 스물 여덞 살이었다. 영화를 완성했을 당시 내 안에 없는 반짝이는 것들이 가득 작품을 보는게 조금 쑥쓰러웠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다시보니, 스룸 여덞살의 나에게 '참 잘했따'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라며 "보컬 송(배두나 역)의 목구인 한국에 멤버들과 함께 올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동창회에 참석한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배두나는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작품의 재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지난해 들은 뉴스 중 가장 기뻤다.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잘 담긴 영화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배우들이 저에게 정말 좋은 추억과 아름다운 마음들을 줬다. 너무나 기쁘도 자랑스럽다"라고 '린다 린다 린다'이 재개봉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말 오랜 만에 만났는데 정말 똑같다. 일본에서의 프로모션을 위해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는데 메이크업을 받던 배우들이 중간에 뛰쳐나와 나를 환영해줬다. 갑자기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라며 "다만 나이가 들었다 보니 수다를 떨던 주제가 바뀌긴 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에다 아키는 "정말 사랑하는 작품이 20년만에 다시 상영하게 돼 기쁘다. 흔한 일이 아니라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얼마 전 일본에서도 무대인사를 했는데 관객들이 즐겁게 영화를 보고 여러 감상을 이야기 해줬다. '린다 린다 린다'가 이렇게나 사랑 받는 작품이란 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모일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카시이 유우 역시 "제 첫 영화가 이렇게 다시 상영돼 행복하다. 영화라는 걸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여러 배움이 있던 작품이다. 재개봉 하며 감독님, 배우들과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라고 말했고, 세키네 시오리는 "네 사람 중 유일하게 나만 배우가 아닌 뮤지션이다. 연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고, 이후엔 출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린다 린다 린다'가 내겐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및 다른 국가에서 상영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당시 배두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 배두나에게 첫눈에 반했다. 제의에 응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출연한다고 해서 오히려 내가 더 놀랐다. 지금이라면 여러 가지 계산하다가 나서지 못할 것 같은데 당시에는 스물 여덞살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정면승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때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배두나는 '린다 린다 린다'가 오랜 시간 사랑 받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20년이 아니라 3~40년이 지나도 이 영화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것 같다. 이 작품은 서양의 팬들도 많다. 문화의 국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정서가 있는 것 같다. 학창 시절 밴드에 전념해 본 정서라든가 유머들을 감독님이 담담하게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밴드 영화 치고 감정적인 파도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면서 감동도 있다. 20대에 봤을 때도 좋았지만 40대가 되서 본 '린다 린다 린다'도 너무 좋았다"라고 답했다.


'린다 린다 린다'는 일본 펑크록밴드 블루 하츠의 동명의 노래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여고생들이 블루 하츠의 곡을 연주하는 카피 밴드 설정이 기획 단계에서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자신이 밴드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블루 하츠의 음악을 사용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 대중문화에 남긴 영향력과 지금도 빛바래지 않고 사랑받는 밴드라는 점이 영화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블루 하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속편 가능성과 관련 "가끔 생각은 하지만, 머릿속에서 이들은 더 이상 악기를 들고 있지 않다. 작품이 끝난 뒤에도 그들은 각자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20년이 지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이 작품처럼 단순하지 않을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속편을 만들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배두나는 "'린다 린다 린다'는 저에게 정말 특별하다. 지금은 제가 한국영화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영화들에도 출연하고 있지만 당시 이 작품이 제 첫 해외 작업이었다. 이 경험이 좋고 소중해서 용기를 내 뻗어나갈 수 있었다"라며 "이 작품이 소규모 개봉했는데 점점 규모가 커지고 미국, 유럽에서도 재미있게 보고 팬이 됐다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렇게 20주년 개봉까지 하게 됐다. 마치 고교 시절에 밴드 활동했던 친구들과 20년 만에 월드 투어하는 느낌이다. 정말 뿌듯하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바랐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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