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진이 불어넣는 현실감 [D:PICK]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9.13 11:35  수정 2025.09.13 11:35

드라마 ‘모범택시’, ‘해피니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감사합니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실감 나는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배우 백현진이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코미디 쇼에서 활약 중이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직장인들2’에서 낙하산 부장 역으로 새롭게 합류, 전 시즌보다 ‘리얼해진’ 재미를 선사 중이다. 게슴츠레 눈을 뜨고, 후배들을 은근히 갈구는 꼰대 부장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백현진의 시린 눈이 너무 웃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쿠팡플레이

신동엽을 필두로, 콩트 연기에 특화된 김원훈, 다재다능한 이수지 등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직장인들2’는 ‘새 인물’이 적응하기 쉬운 프로그램은 아니다. 월급 루팡과 칼퇴를 꿈꾸는 DY기획의 찐 직장인들, 스타 의뢰인과의 심리전 속에서 펼쳐지는 리얼 오피스 생존기 ‘직장인들’ 시리즈는 어느 정도의 틀은 있지만, 대부분의 전개가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콩트에 가까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현진은 특유의 얄밉지만, 내 주변에 꼭 있을 것 현실적인 표현으로 몰입도를 배가하는 빌런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신동엽의 지인으로 하루아침에 부장이 된 인물로, 기존 부장이었던 김민교와는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대리 김원훈과는 앙숙 관계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텐션을 고조시킨다.


무엇보다 김원훈과 후배들에게 은근히 당하는 미워할 수 없는 면모로 웃음을 자아내고 티격태격하는 것을 넘어,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폭소를 유발하는 등 백현진 특유의 현실감 가득한 연기가 전 시즌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도 선사한다.


이러한 ‘리얼리티’는 백현진의 무기이기도 하다. 그가 두각을 드러낸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시트콤을 표방하는 코미디 드라마인데, 냉철한 정치 평론가 이면의 ‘지질함’을 절묘하게 표현해 짜증을 유발하면서도 블랙 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린 그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띄었다. ‘개저씨’라는 수식어가 붙자 SNS를 통해 은근한 만족감을 내비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극대화하는 등 센스 있는 행보로 자신만의 색깔을 굳히기도 했다.


기업 감사팀의 활약을 담은 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도 상사의 비리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음모를 꾸미는 일도 서슴지 않는 악역 역할을 맡는 등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모범택시’, ‘나쁜 엄마’ 등 설정 및 성격은 달라도 악역 연기로 분노 유발 역할을 담당한 것은 사실인 것.


다만 ‘감사합니다’에서는 실속 없는 허당 면모로 짜증보다는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을 부각하는가 하면, 때로는 섬뜩한 얼굴로 충격을 주는 등 매 작품,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결을 달리하는 영리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공연, 전시 등 다재다능한 면모로 대중들과 다채롭게 소화 중인 그에게선 ‘반전’ 매력도 느낄 수 있다. ‘개저씨’로만 백현진을 알던 대중들에게 종합예술인으로 다가가며 지루할 틈 없는 흥미를 주는 백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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