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의연하게"…사법개혁 파고 앞 법원장들 '입' 주목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5.09.12 15:51  수정 2025.09.12 15:53

12일 전국법원장회의…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 5대 의제 쟁점

조희대 "재판 독립 확고히 보장돼야…법관은 헌법 믿고 임하길"

각급 법원장들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 법원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법원장회의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렸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독립을 강조하며 당당하고 의연한 태도를 주문한 가운데 각급 법원장들의 '입'에 법조계 이목이 쏠린다.


전국법원장회의는 법원행정처장을 의장으로 각급 법원장들이 모여 사법행정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 법관 회의체다. 통상 매년 12월에 정기회의를 개최하지만 필요한 경우 이날처럼 임시회의를 열 수 있다.


이날 임시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5대 의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대법관 수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도 개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이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민주당에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제도 변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처장은 "대법관 수를 과다하게 증가시키는 개정안은 재판연구관 인력 등 대규모 사법자원의 대법원 집중 투입으로 인해 사실심 약화의 큰 우려가 있다"며 "외부의 평가도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이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문제도 다뤄진다. 민주당은 수사 단계 영장 청구는 특별영장전담법관이, 기소 후 재판은 특별재판부가 전담하도록 하는 내란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내란특별재판부 위헌 논란에 대해 "그게 왜 위헌인가. 국회는 국민의 주권을 가장 직접적으로 위임받았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 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를 통해 "사법부가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재판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법관 여러분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조 대법원장은 "과거 주요 사법제도 개선이 이뤄졌을 때 사법부가 적극 참여했던 전례를 바탕으로 국회에 사법부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 논의 과정에 사실상 사법부가 배제된 것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도 사법개혁과 내란특별재판부 등 민주당 개혁 현안에 대해 "사법의 본질적 작용, 현재 사법인력의 현실, 그리고 어떤 게 가장 국민에게 바람직한지 이런 것들이 공론화를 통해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 그런 것이 대법원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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