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다건 민원 쏠린 보험업계…금소원 분리 ‘부담 가중’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09.12 07:36  수정 2025.09.12 07:3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보험 민원 절반 차지…소액·다건 구조에 부담 가중

편면적 구속력 도입 땐 분쟁 리스크 확대 불가피

이중 규제·중복 보고 우려…업계 “대응 인력 늘 수밖에”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정부가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신설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증권과 달리 소액·다건 민원이 집중되는 업권 특성상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가 곧바로 업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소원을 신설하고, 금감원과 함께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금소원은 검사·제재 권한을 갖게 돼 소비자보호 전담 기관으로 위상이 크게 강화된다.


보험업계가 가장 긴장하는 이유는 민원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 11만6000여건 가운데 보험 관련이 5만3000여건(45.9%)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특히 보험금 산정이나 지급 과정에서 분쟁이 잦아 단순·소액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은행이나 증권이 대규모 사건 위주로 움직이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도 업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 분쟁조정안에 소비자가 동의하면 금융사는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방식으로, 이후 소송 제기도 제한된다.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다툼이나 실손보험 청구처럼 소액다건 분쟁이 많은 보험업계에선 새로운 분쟁 처리 과정이 곧바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의 압박 기조도 동시에 작동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소비자 중심 경영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 설명서 개편과 불완전판매 감시 강화 등 기존 감독 흐름과 금소원 분리 효과가 겹치면서 업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금소원 초대 원장 인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법 전문가인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업계 특수성에 대한 이해는 기대되지만, 조직 성격상 감독 기조 강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중 규제 우려도 크다. 금소원이 검사·제재 권한을 확보하면 동일 사안을 두 기관이 각각 들여다볼 수 있고, 서로 다른 해석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증권과 달리 보험은 수십만 건의 개별 민원이 누적돼 발생하는 구조여서, 이중 보고와 중복 규제가 현실화되면 부담이 훨씬 크게 체감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원이 검사와 제재 권한을 행사하면 금감원과의 이중 보고 체계가 불가피하다”며 “기관마다 다른 양식과 기준을 요구할 경우 금융사들은 사실상 두 군데의 숙제를 동시에 해야 한다. 대응 인력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업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