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마곡 시대' 개막…패션·유통·외식 융합 거점서 재도약 시동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5.09.10 06:38  수정 2025.09.10 06:38

이랜드월드·리테일 등 마곡 글로벌 R&D센터 입주

9월 전 계열사 완전 입주 목표

"미래성장동력 위한 전략적 기반 마련"

이랜드그룹의 '마곡 글로벌 R&D센터' 전경. ⓒ이랜드그룹

올해 창립 45주년을 맞은 이랜드그룹이 마곡지구에 새 터를 잡았다. 이랜드그룹은 이곳에서 역량을 총 결집해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등 주요 계열사들은 서울 강서구에 있는 '마곡 글로벌 R&D센터'에 단계적으로 입주를 진행 중이다. 이랜드는 9월 완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곡 R&D센터 건립은 4000억원을 들인 초대형 프로젝트다. 2015년 시작해 장장 10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마곡R&D센터는 연면적 약 25만㎡(7만5625여평),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최대 3000명의 직원이 근무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랜드그룹이 마곡 글로벌 R&D센터를 건립한 데에는 단순한 사무 공간 재배치를 넘어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향후 이랜드는 패션·유통·외식 등 부문들이 한곳에 모여 부문 간 협업 시너지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센터에는 세계 최대 수준의 패션 연구소와 F&B 연구소가 조성됐다. 이를 통해 이랜드는 R&D 역량과 함께 각 콘텐츠간 융합과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패션연구소의 경우 1990년대부터 꾸준히 수집한 28만점의 의류 샘플과 1만7000권의 전문 서적으로 꾸며졌는데, 이는 이탈리아 막스마라의 패션연구소에 필적하는 규모다. 이랜드는 마곡 글로벌 R&D센터 이전과 함께 이 방대한 컬렉션을 35만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센터로 이주한 직원들의 이들 시설 활용도도 꽤 높은 수준으로 전해진다.


이랜드 디자이너들의 상품 개발은 패션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패션 디자이너는 시장조사와 빅데이터 분석으로 트렌드를 포착한 뒤, 상품 출시 1년 전부터 패션 연구소를 방문해 '행어링' 작업을 진행한다.


행어링은 샘플실 아이템 분류표에 따라 정리된 의류를 꺼내 분석하는 작업으로, 디자이너들은 이를 통해 다음 시즌 의류를 구상한다.


패션 연구소는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뉴발란스 마케팅 부서를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와 부서에서도 찾아와 영감을 얻고 있다.


패션 연구소는 매월 20여권의 국내외 패션잡지를 분석해 컬러, 문양, 소재, 아이템 등을 카테고리별로 분류 및 고정하여 트렌드를 정리하고, 이를 임직원들과 공유한다.


일반인은 접하기 어려운 글로벌 트렌드 정보도 제공하는 등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기능까지도 수행하고 있어 직원들에게 있어선 좋은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SNS 또는 경쟁사 상품 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패션 연구소 아카이브에서 수백 개의 같은 아이템을 비교 분석하다 보면 트렌드의 맥을 짚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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