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20조 원" LG, 창원에 HVAC 연구 거점 세우는 배경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9.08 06:00  수정 2025.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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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냉각 블루오션 공략

창원 완결형 생태계로 가전 시장 돌파

LG전자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LG전자

LG전자가 경남 창원에 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HVAC(냉난방공조)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2027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센터는 “2030년 HVAC 사업 매출 2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뒷받침할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은 LG전자에게 TV·가전 부문과는 다른 블루오션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서버 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기존 공기냉각만으로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


액체냉각솔루션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 중이며, LG전자는 올해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칠러 부문 매출을 2년 내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러한 행보는 프리미엄 TV 시장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압박받는 기존 가전 사업 부문과 대조된다.


실제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4일 "북미 시장에서 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해 고효율 프리쿨링 기능을 갖춘 칠러를 수백억원 규모로 공급한다"고 성과를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첫 공식 수주다.


창원을 연구 거점으로 삼은 것은 '지역 완결형 생태계’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곳에는 이미 8000억원을 투입한 지능형 자율공장 ‘LG 스마트파크’가 연간 3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가전 R&D 인력 1500여명이 근무 중인 창원 R&D센터도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국립창원대 캠퍼스 내 4000평 규모의 연구센터를 더하면, 연구→개발→시험→양산을 한 곳에서 완성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 모델 성립이 가능하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 자급자족형 혁신 생태계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에 설립할 새 연구센터의 최대 강점은 국내 최초로 구현되는 극고온·극저온 시험 설비다. 사막의 50℃부터 시베리아의 -40℃까지 다양한 환경을 재현해 제품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으며, 컴프레서·모터·펌프·열교환기·인버터 등 5대 핵심 기술을 집중 고도화할 수 있다. 이 설비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창원 HVAC 연구센터를 통해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성장을 만들어내겠다”며 “데이터센터부터 상업용·가정용을 아우르는 HVAC 코어테크 기술을 고도화해 2030년 20조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연구 인프라 확충을 넘어, 기존 TV·가전 부문의 수익성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다각화다.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이 전체의 5% 내외를 차지하며 성장폭이 제한적인 반면,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창원 연구센터는 이처럼 미래 성장 엔진과 기존 제조 역량을 한데 엮는 전략적 허브로서, LG전자 생존과 재도약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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