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전장, 밖에선 협력…한화오션·HD현대의 ‘따로 또 같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8.27 15:10  수정 2025.08.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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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60조 수주전,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 시험대

해외선 협력 성과, 국내선 KDDX 사업자 선정 놓고 충돌 지속

대립 장기화에 업계 우려...“국내 갈등 정리가 해외 신뢰 관건”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해외에서는 손을 맞잡고 국내에서는 대립하는 뚜렷한 온도차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컨소시엄을 꾸려 최종 결선에 오른 반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는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을 두고 갈등이 장기화 됐다.


27일 방위사업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오션·HD현대 컨소시엄은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적격 후보(숏리스트)에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과 함께 올랐다. 캐나다 정부는 추가 평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4척)을 대체할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획득 비용만 20조원, 향후 30년간 운영·유지비까지 합하면 최대 60조원 규모로 성사될 경우 한국 방산 수출 사상 최대 단일 계약이 된다.


국내 조선업 양강인 두 업체는 지난해 호주 신형 호위함 11척 추가 도입 사업에서 따로 경쟁하다 모두 실패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월 방사청 중재 아래 함정 수출사업의 ‘원팀’ 협약을 맺었다.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를 내세워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며 상대 기업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도 당시 합의에 따라 한화오션이 주관하고 HD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형태로 나섰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사업에 디젤 추진 잠수함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작전성능을 보유한 3000톤(t)급 ‘장보고-Ⅲ 배치-Ⅱ’를 제안했다. 업계에선 앞선 호주 사례와 달리 정부·기업이 한목소리를 낸 덕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도 구체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방문했고, 한화그룹은 현장에서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공식화했다. HD현대도 미국 사모펀드와 손잡고 조선소 인수와 현대화를 포함한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보폭을 넓혔다.


조선업이 경제 외교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정부 역시 전략적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결승전에선 최종적으로 한국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나다 정부가 강조한 것은 빠르고 안정적인 납기라는 점에서 최종 디자인으로 원팀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팀 코리아의 원팀 제작 능력과 전력화 경험이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현장은 사정이 다르다. HD현대와 한화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았던 연속성을 근거로 수의계약을 요구하고, 한화오션은 과거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쟁입찰을 주장한다. 관련 문제로 양사는 작년 11월까지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6000t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2년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 대우조선해양이, 2023년 기본설계는 HD현대가 맡았다. 하지만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후속함·해외 수출 경쟁력까지 달려 있어 양사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방사청은 수의계약에,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민간위원들은 경쟁입찰에 각각 무게를 두며 1년 반 이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공동설계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기술적 통합이 어렵고 의사결정 지연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사청은 내달 분과위원회를 열어 최종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연대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내 사업이 표류하면 국제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다”며 “국내 갈등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향후 해외 수주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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