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RA 15.88’ 김서현, 흔들리는 멘탈+동력 잃은 한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8.20 09:09  수정 2025.08.20 09:09

19일 두산전에서도 볼넷 후 실점하며 패전

8월 들어 이닝당 출루 허용도 3.18로 치솟아

한화 마무리 김서현. ⓒ 연합뉴스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마무리 김서현의 슬럼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서 5-6 패했다.


승부처는 9회였다. 한화는 폰세 대신 선발로 나선 와이스가 7이닝 5피안타 4실점의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내려간 뒤 5-5 동점 상황에서 9회를 맞았다. 이때 등판한 투수는 마무리 김서현.


하지만 김서현은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첫 타자 이유찬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김서현은 후속 타자 강승호가 번트 자세를 취하자 1루 주자 이유찬을 묶어두기 위해 애를 썼지만 도루를 막지 못했고, 이후 희생 번트로 1사 3루의 실점 위기와 마주했다.


정수빈과의 승부도 쉽지 않았다. 3개의 투구를 연속으로 볼로 던진 김서현은 4구째 153km 직구마저 바깥쪽으로 빠졌고, 이를 공략한 정수빈이 2루쪽 땅볼을 만들어내며 이유찬의 결승 득점을 도왔다. 이 득점은 그대로 두산의 5연승을 결정짓는 결승 득점이 됐다.


최근 흐름이 심상치 않다.


2023년 한화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김서현은 150km 중반을 넘나드는 빠른 직구를 보유한 특급 유망주다. 프로 2년 차부터 셋업맨 보직을 맡아 10홀드를 기록했던 김서현은 올 시즌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마무리 투수 낙점을 받아 뒷문을 책임지는 중책을 안았다.


올 시즌 성적은 52이닝 소화, 1승 3패 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로 준수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과 최근 등판 기록을 살펴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일단 김서현은 시즌 내내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구위에 비해 제구가 좋지 않은 까닭인데, 이로 인해 투구 수가 많아지고 제 풀에 지쳐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김서현 월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스스로 위기를 만들다보니 실점 위기라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레 체력 저하로 이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채무는 8월 들어 한꺼번에 터진 모양새다. 김서현은 8월 들어 8경기에 등판해 5.2이닝 동안 12피안타 6볼넷을 허용하며 월간 평균자책점 15.88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에서도 3.18을 기록하고 있으며 탈삼진이 4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의 위력도 반감된 모습이다.


김서현의 부진은 곧 한화 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경기를 매조지 해줘야 할 마무리 투수가 부진하다 보니 앞선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접전 상황에서도 1점 차 승부를 이어갈 동력을 상실하고만 한화의 현 주소다.


심신이 지친 김서현은 휴식이 필요해 보이지만 팀이 LG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상황이라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다만 활용의 폭을 조금 좁히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19일 두산전처럼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는 것이 아닌 세이브 상황에서만 등판시키는 것도 김서현의 부담을 덜어줄 선택지 중 하나다. 결정은 김경문 감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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