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작품이 나왔다.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이 그 주인공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여름의 남자’로 불리는 조정석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순제작비 110억 원대의 중급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는 물론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9일 기준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뛰어 넘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NEW
‘좀비딸’은 방학·휴가철 관객을 겨냥한 가족 코미디라는 장르적 장점과 웃음과 감동이 있는 대중적인 스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영화 할인 쿠폰 배포 정책이 흥행 속도에 불을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확장 가능성도 크다. ‘좀비딸’은 8월 1일 대만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22개국에서 순차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상한 그녀’, ‘극한직업’, ‘육사오’ 등 한국 코미디 영화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한 전례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제작비 약 300억 원 규모의 ‘전지적 독자 시점’과 ‘슈퍼맨’,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같은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이 극장가를 장악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흥행에 성공한 ‘좀비딸’의 성과는 최근 한국 영화산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급 영화’ 성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난 2~3년간 ‘육사오’(2022), ‘30일’(2023), ‘탈주’(2024), ‘핸섬가이즈’(2024), ‘파일럿’(2024), ‘승부’(2025), ‘야당’(2025) 등이 제작비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대작과 저예산 영화 사이에서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왔다. ‘좀비딸’ 역시 이 흐름 속에서 경쟁력 있는 기획과 입소문을 무기로 관객을 끌어모으며, 대규모 자본에 맞서는 중급 영화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해 7월 극장가 흐름도 이번 상황과 유사했다. 당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데드풀과 울버린’ 등 대작 사이에서 ‘핸섬가이즈’, ‘탈주’, ‘파일럿’ 등 다양한 장르의 중급 영화가 선전했다.그 결과 해당 달 한국 영화 매출액은 534억 원으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 7월 평균 매출액 408억 원 대비 약 1.3배 늘었고, 관객 수도 562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약 1.1배 증가했다.
중급 영화는 대작에 비해 제작비 부담이 적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한국 영화의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 ‘좀비딸’의 흥행은 이러한 중급 영화의 장점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제작 환경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이번 흥행은 배급사 NEW뿐 아니라 멀티플렉스, 제작사, 투자사 등 영화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영화 할인 쿠폰 지원과 ‘좀비딸’ 흥행 효과로 7월 박스오피스가 전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으며, 8월 첫 주에는 관객 수가 전년 대비 6% 증가해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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