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축소 어려움 속…시의성·깊이 잡으며 맥 잇는 ‘지상파 다큐’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08 08:38  수정 2025.08.08 08:39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 호평

‘7세 고시’에 이어 ‘의대 전쟁’ 현상을 조명하며 입시 경쟁의 민낯을 드러낸 KBS의 다큐멘터리가 ‘지금’ 필요한 질문을 던져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EBS에서는 ‘돈의 얼굴’ 시리즈로 시청자들의 관심사를 저격하는 등 시의적절한 주제를 깊이 있게 파헤치는 지상파 다큐들이 ‘꾸준히’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큰 제작비를 투입하고, 긴 시간 공을 들여 ‘블록버스터급’ 재미를 느끼게 하던 ‘대작’ 다큐를 만나는 재미는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다큐의 가치는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의대 전쟁’ 현상을 파헤치며 공감을 끌어낸 다큐는 KBS ‘다큐 인사이트’의 2부작 특집 ‘인재전쟁’의 주제로, 한국과 중국의 이공계 현실을 두 편에 걸쳐 파헤쳤었다.


적자 등을 이유로, 시청률 등의 ‘성과’보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는 다큐멘터리를 전처럼 자주 만나기는 힘들어진 셈이다. 1부에서는 ‘공대에 미친 중국’을 통해 공학 발굴에 힘쓰는 중국의 현실을 포착했다면, 2부에서는 ‘의대에 미친 한국’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 두 편의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100만 조회수에 육박하는 관심을 끌어냈으며, 댓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등 토론이 벌어져 다큐멘터리의 긍정적 기능을 실감하게 했었다.


KBS는 앞서 시사 다큐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 ‘7세 고시’ 현실을 담아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EBS에서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자본주의 지식’을 담은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의 ‘자본주의’ 5부작 흥행 10년 만에 후속작 격인 ‘돈의 얼굴’ 시리즈를 지난해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었다.


2010년 전후로 KBS ‘차마고도’, MBC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등 지상파에서는 수십억을 투입하고, 수개월의 시간을 거치는 등 공들여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내며 ‘대작 다큐’의 의미를 입증한 바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0년 5부작 다큐멘터리로 선보였던 ‘아마존의 눈물’은 경이로운 자원의 보고일 뿐 아니라 지구 전체 산소 공급량의 20%를 제공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강 유역의 밀림을 기록,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큐멘터리의 새 역사를 썼었다. 특히 문명과 차단된 채 살아가는 아마존 부족 조에족과 와우라 족의 삶을 통해 ‘문명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체감케 하며 남다른 감동을 선사한 것이 호평의 이유였다.


다만 지금은 방송사들의 어려움 속, 드라마 편성까지 축소되며 다큐멘터리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앞서 흥행과 의미를 다 잡은 대작 다큐의 등장은 어느새 실종돼 ‘아쉽다’는 반응을 유발하곤 하는 것.


그럼에도 ‘시의적절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뤄내며 ‘지상파 다큐’의 맥을 잇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지원’을 통해 ‘가치’를 이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국제다큐영화제’를 개최 중인 EBS는 국내 다큐멘터리에 대한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송과 극장용 다큐멘터리를 구분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번 변화를 통해 지원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다양한 국내 다큐멘터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한층 더 넓히겠다”고 K-다큐의 새 시장 개척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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