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전현직 지도부 인사들이 해마다 여름 휴양지에 모여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군부 재편과 요직 인사, ‘발등의 불’인 내수 진작 등이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3일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베이다이허에 모인 전문가들을 찾아 인사를 전했다. 스타이펑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장과 천이친 국무위원이 차이 서기와 동행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해마다 7월 말이나 8월 초 여름휴가를 겸해 열리는 비공식 회의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는 이 기간 수도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300㎞ 떨어진 베이다이허에 모여 열흘가량 국가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한다. 마오쩌둥이 1954년 휴가를 겸한 회의를 베이다이허에서 진행한 이후 연례행사처럼 됐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지도부의 공개 활동은 중단된다. 중국 외교부는 관례대로 4∼15일 정례 브리핑을 중단하기로 했다. 회의 개최 여부와 일정 등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지만, 최근엔 최고 지도부 인사가 베이다이허에 모인 전문가들에게 인사를 전했다는 중국 관영 언론 보도가 회의 시작을 알린다.
올해는 차이 서기가 이곳을 찾아 달 탐사 프로젝트의 총괄 설계자인 우웨이런 중국공정원 원사, 역사학자 첸청단, 옌닝 선전과학원 초대 원장 등 과학기술 및 철학·사회과학 분야 원로 전문가와 기초연구 분야 청년 인재들이 초청돼 ‘새 시대에 기여’를 주제로 학습과 논의를 진행함으로써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차이 서기는 이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문가들에게 “당과 국가에 공헌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인재는 당과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교육·과학기술·인재 강국 건설을 위해서 당과 국가사업 발전에 더 새롭고 큰 공헌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중 과학기술 패권경쟁 심화로 당·국가에 충성하는 인재 육성과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선 오는 10월 열리는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 앞서 고위급 인사 문제, 무역협상 등 미·중관계, 침체 일로의 중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소비진작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공산당 후계 구도와 관련된 중대한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주로 해외 반중 인사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시진핑 권력이상설’ 속에 시 주석의 4연임 여부 등의 권력구도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베이다이허 회의 내용은 비공개인 만큼, 10월 개최되는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그 밑그림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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