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도 보고 있는데…" 사냥에 미친 男, 버펄로에 들이받혀 죽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8.09 18:12  수정 2025.08.09 18:12

미국인 백만장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초원에서 사냥을 하던 중 자신이 쫓던 야생 버펄로의 공격을 받아 즉사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출신 백만장자 애셔 왓킨스(59)는 지난 3일 남아공 림포포 주의 한 사파리에서 버펄로를 사냥하던 중 무게 약 1.3톤에 달하는 버펄로에 들이받혀 사망했다.


ⓒSNS

당시 왓킨스는 남아공의 한 고급 사냥 프로그램에 참가해 버펄로를 추적 중이었다. 그는 전문 사냥 가이드, 트래커(동물 추적 전문가)와 함께 있었지만 시속 56㎞로 돌진하는 버펄로에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왓킨스는 버펄로의 뿔에 찔려 현장에서 즉사했다.


현장에 출동한 응급 구조대 관계자는 "갈비뼈와 복부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며 "구급차에 시신을 싣는 것 외에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왓킨스는 텍사스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고급 목장 부동산을 거래하는 가족 소유 기업 '왓킨스 랜치 그룹'의 매니징 파트너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퓨마(쿠거), 대형 수사슴, 수백 마리의 야생 조류 등 다양한 트로피 사냥 사진을 공개해 왔다.


이 사냥 프로그램의 단골이었던 왓킨스는 이번에도 거액의 비용을 들여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에는 워터벅 수컷을 사냥했고 둘째 날 버펄로를 쫓던 중 사망하게 됐다.


현지 매체는 "왓킨스가 가족들과 함께 수만 달러를 들여 남아공을 방문했으며, 잡은 동물의 종류에 따라 추가 비용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가 쫓던 버펄로 사냥 비용은 마리당 7500파운드(약 1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왓킨스는 어머니와 형제, 계부, 전 부인과 함께 고급 사파리 롯지에 머물고 있었으며 16세 딸도 동행했다. 유족은 큰 충격에 빠졌고 전 부인 코트니는 SNS를 통해 "이 실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딸을 위해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장문의 애도 글을 남겼다.


하지만 왓킨스의 죽음을 두고 '인과응보'라는 글들이 온라인 상에 쏟아졌다. 그가 생전 사냥으로 죽인 동물을 전시해 온 만큼 그의 죽음이 전혀 안타깝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왓킨스를 공격한 버펄로 역시 전문 사냥 가이드가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왓킨스보다 그를 공격한 버펄로를 향한 애도가 더 쏟아졌다.


왓킨스의 사고 소식을 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결국 코트니는 애도 글을 삭제했다.


현지 당국은 왓킨스 사고와 관련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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