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내외 경제 성장률 0%대 위기
정치·관세 불확실성 해소…내년 1%대 가능성
정부, 성장전략TF 가동…경제 ‘성장’ 초점
새정부 경방 발표…하반기 경제 정책 관건
‘1.0%→0.8%’
국내를 비롯한 국제 기관이 발표하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안타깝게도 이 척도의 방향은 올 상반기부터 하반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줄곧 ‘위가 아닌 아래’로 향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게 수치로 명백해진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1.0%)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0.8%로 전망했다.
불과 3개월 만에 1.0%에서 0.8%로 떨어졌다. 상반기를 짓눌렀던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발 상호관세 등의 악재가 한국 경제에 깊숙이 파고든 탓이다. IMF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추가 하향한 이유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에 따른 상반기 실적 부진을 꼽았다.
IMF의 이번 경제 전망이 유달리 뼈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주요 선진국 그룹의 성장률 전망치보다 낮은 까닭도 있다.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등 41개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전망 대비 0.1%p 상향된 1.5%다. 또 한국 경제를 두고 0%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IMF뿐만 아니라 각종 국내외 연구기관에서도 한국 경제 성장률을 0%대로 내려잡으며 저성장·역성장 경고등을 켰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경제 성장률을 0.8%로 내다봤다. 특히 KDI의 경우 국책연구기관 최초로 1%대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을 전망했다.
국제 기관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0.8%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를 예측했다.
물론, 내년도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1%대 진입을 낙관하는 결과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에 대해 IMF는 1.8%, ADB 1.6%를 예측했으며 한은과 KDI는 각각 1.6%로 상향했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회복한다는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남은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크다. 대외적으로 가장 큰 변수였던 미국과의 통상 협의가 일단락됐고, 대내적으로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등 내수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저성장 탈출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성장전략TF’를 가동하기로 했다. 잠재성장률마저 1%대로 추락하는 등 무너진 경제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대응이다.
이달 중순에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과 내년도 예산안을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새정부의 경제 정책을 견인할 경제성장전략(가칭)에는 민생 경제 회복과 대외불확실성 대응 등을 포괄적으로 담을 것으로 보인다.
곪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쓰디쓴 처방이 필요한 것처럼 한국 경제 역시 저성장 장기화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 상황을 직시한 하반기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하반기 경제 정책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따라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위를 바라볼지, 아래를 바라볼지 그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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