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부모 세대
954만명 은퇴 연령대 진입
노동시장 세대 구도 변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약 954만명이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대에 진입하면서 노동시장의 세대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전 세대와 달리 높은 학력과 건강 상태를 지닌 이들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두고 청년 세대와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청년 실업률 6.1%…전체 실업률 2배 이상 수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1%로, 전체 실업률 2.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양질 일자리 부족은 청년층의 대표적인 불만 요인이다. 청년층은 공정성과 일·생활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청년인식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은 임금 수준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 조직 문화의 수평성을 중시하며, 단순 생계형 일자리보다 가치 지향적 직업을 선호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비정규직 비중은 45%에 달하며, 중소기업 취업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약 60% 수준에 머무른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는 청년층의 장기 취업난과 ‘좋은 일자리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통계청은 청년층 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5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냥 쉬었음’은 구직 활동이나 학업에 참여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장기 ‘쉬었음’ 청년의 77%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85%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현상은 장기 취업난과 낮은 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가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대기업·공공기관 등 안정적인 일자리가 상위 직급 고령층으로 채워진 상황에서 청년층은 승진 기회뿐 아니라 진입 자체가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세대 간 분업…직무 재설계 필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부머 10명 중 7명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이같은 특성은 노동시장에 장점과 부담을 동시에 남긴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 속에서 경험과 기술을 가진 고령층 인력이 부족한 숙련직 수요를 메울 수 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경쟁을 심화시켜 청년층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세대 갈등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양질 일자리 일자리 부족 ▲임금과 복지 격차 ▲호봉 중심 임금체계 ▲대기업·공공기관 상위 직급 장기 점유 등이 지목된다.
대기업 신규 채용의 60% 이상이 퇴직자 공백으로 발생하는데, 이 공백이 줄어들면 청년층의 고용시장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갈등 해소를 위해 세대 간 분업과 직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령층은 경험을 살린 멘토링·품질관리·교육 분야로, 청년층은 디지털·신기술 중심 분야로 역할을 분리해 경쟁을 완화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한 노동계 전문가는 “고령층의 근로 의욕과 청년층의 고용 불안을 동시에 해소하지 않으면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세대 간 역할 분담,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하는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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