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간단없는 금리 인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내달 1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이틀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유지하기로 해다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가던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0%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이날 회의 결과 공개 자료에서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여전히 다소 높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관세협상’으로 인한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아직 불확실하고, 인플레 우려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올 상반기 경제 활동 둔화세에 대한 지적과 함께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보다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FOMC에서 전체 위원 12명 중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0.25%p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했고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회의에 불참했다. 연준 위원들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한 지난 달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셈이다.
특히 연준 위원 두 명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이례적이다. 그만큼 연준 내에서도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엇갈린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일 연준을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내려가야만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미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도 FOMC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자신의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예상치를 웃돈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3%)을 거론하며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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