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고소한 첫맛에 ‘맛있다’를 연발하다가 쌉사름한 뒷맛에 놀라지만 치매예방 등 약리적 효능을 알게 되면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는 버섯이 바로 노루궁뎅이다.
자연산의 경우 산삼만큼이나 귀하게 발견된다는 희귀성 때문인지 노루궁뎅이 버섯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맛과 효능 때문에 마니아층이 탄생하며 최근에는 전문점도 운영되고 있다.
그 노루궁뎅이 버섯이 땅끝마을 해남의 두륜산자락에서 재배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두곳, 그리고 경상도지역에서 한 곳과 강원 일부지역 등 전국적으로 10여곳에서만 재배되는 귀한 버섯이다.
1989년 느타리버섯을 시작으로 버섯과 인연을 맺은 땅끝버섯마을 박창윤(46세, 해남군 삼산면)씨가 20여년의 버섯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처음 노루궁뎅이 버섯 재배에 도전했다.
실패와 도전을 거듭하며 수천만 원의 손실을 기록한 끝에 지난해 12월부터 재배에 들어간 버섯이 탐스럽게 잘 자라주어 하루 40여㎏이 수확되는 등 그간의 수고로움을 말끔히 씻어줬다.
노루궁뎅이 버섯을 소개하고 있는 박창윤 대표
‘생협’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를 위주로 하고 있는 박씨는 5월부터는 하루 200㎏을 생산해 낼 계획이다.
노루궁뎅이 버섯의 가격대는 200g 1팩에 5000원을 넘어(서울 도매 기준) 상품 2㎏ 1상자에 평균 1만 원 선을 기점으로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느타리버섯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버섯계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식용과 약용을 겸한 기능성 버섯으로 뇌신경세포 성장인자(NGF) 활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기억력 향상과 치매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노루궁뎅이버섯(Hericium erinaceum)은 모양새가 노루의 궁뎅이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곰발바닥요리’ ‘제비집요리’ ‘상어지느러미요리’와 함께 ‘후두고(노루궁뎅이 버섯)요리’를 중국 4대 진미 중 하나로 칭할 만큼 노루궁뎅이 버섯을 귀하게 여겼다.
뿐만 아니라 아카리쿠스 버섯의 3배 이상 풍부하게 함유된 β-D-글루칸(34.4g/100g)과 지나친 활성산소를 제거, 독성을 없게하는 효소인 SOD의 높은 수치, 신경세포 성장인자 NGF의 생합성을 촉진시키는 헤리세논 D와 에리나신 C가 들어있어 최근 일본·중국의 학자들에게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 효과가 탁월하고 당뇨병,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및 만성위위축의 치료에 효과적인 성분들이 다량 함유돼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용과 식용으로 쓰였으며 우리나라는 재배물량 부족 등으로 중국 수입에 의존해 왔다.
재배사에서 수확을 앞둔 노루궁뎅이 버섯
특히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버섯가루를 첨가한 쿠키·티백 등 가공기술이 개발돼 소비 대중화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루궁뎅이로 불리는 이 버섯은 중국에서는 후두고(원숭이머리버섯), 일본에서는 야마부시다께(수도승 복장의 장식문양), 구미에서는 사자 머리털(Lion´s mane)로 불리는 등 지역에 따라 각각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노루궁뎅이 버섯은 날로 그냥 먹거나 끓여 차처럼 마실 수도 있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단순한 식용법이 있는가 하면 버섯볶음과 무침, 탕,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도 변신할 수 있다.
나른한 봄날, 달아난 입맛을 되찾기 위해 상큼한 노루궁뎅이 버섯 요리로 잃어버린 입맛도 되찾고 가물가물해진 기억력도 회복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쁜 밥상이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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